[권혜림기자] 배우 공유가 영화 '부산행'을 함께 작업한 단역 배우들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의 개봉을 앞둔 배우 공유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극 중 공유는 가족보다 일이 더 우선이었던 펀드매니저 석우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블록버스터 좀비물이다. 떼로 등장하는 좀비들을 할리우드 좀비 영화 못지 않은 스펙터클로 스크린을 장식한다. 석우 역의 배우 공유는 극 중 감염인들의 위협에 맞서 딸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연기를 펼쳤다.
감염인으로 분한 단역 배우들과 가까이서 작업하며, 공유는 실감 나는 이들의 분장에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원래 겁이 많은 사람이라 영화를 찍으며 무서웠던 적이 많다"며 "그 분들이 달려오는 속도가 있으니, 컷을 외쳐도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리를 못 듣고 끝까지 연기를 하신다. 저는 멈춰 있는데 많은 분들이 끝까지 와서 연기를 하니, 제가 메이킹에서 바보처럼 찍힌 적이 많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어릴 때 놀이동산의 '귀신의 집'에도 들어가기 싫어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분들이 너무 집중해서 하셔서 무서울 때가 있더라"고 덧붙였다.
공유는 떼로 등장하는 작은 배역들을 연기한 연기자들이 모두 몸을 던져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남다른 감흥을 느꼈다고도 말했다. 그는 "반성도 들었다"며 "영화에 출연했지만, 지인들이 보러 왔을 때 스크린에서 금세 지나가거나 피칠갑을 하고 있어서 '내가 저 사람이야'라 해도 찾기 힘들 만큼의 분장 연기를 하고 계시지 않나. 감동 받은 적이 많다"고 답했다.
또한 "15년 정도 연기를 했지만 역할이 크고 작은 건 배우에게 중요치 않다는 생각을 다시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자극도 됐다"며 "형식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매체 앞에 섰을 때 그런 마음이 늘 나온다"고 알렸다.
비슷한 감정을 할리우드의 좀비 블록버스터물 '월드워Z' 메이킹 영상을 보면서도 느꼈었다고 밝힌 공유는 "흔히 말하는 엑스트라 좀비 분들이 차 밑에서 끝까지, 컷을 했는데도 경련을 하고 있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며 "대단하다 생각했었다. 관객들이 보면 모를 수 있는, 점 같은 부분인데도 계속 몸을 털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영화에 출연한 분들도 그에 못지 않게 해 주셨다"며 "외국에는 좀비스쿨이 따로 있다더라. 그 교육을 받아야 액션 연기를 한다고 들었는데, '부산행'의 배우들은 다들 스쿨까진 아니어도 영화를 위해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행'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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