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곰은 웃고 사자는 울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전반기였다. 지난 2001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누린 두산은 전반기 내내 선두를 독주한 반면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주인공 삼성 라이온즈는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웅비한 두산
두산은 14일 막을 내린 KBO리그 전반기를 승률 6할7푼1리(55승1무27패)로 마감했다. 5할 승률에 무려 +27승을 기록하며 리그를 압도했다. 2위 NC 다이노스가 부지런히 따라붙었지만 여전히 4.5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롯데에만 4승5패로 상대전적에서 뒤졌을 뿐 이 외의 7개 구단을 상대로는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한화(8승) kt(8승3패) SK(8승4패)를 상대로만 +17승을 거두며 새로운 '천적'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양강'으로 꼽히는 NC와는 6승6패 동률을 기록했다.
투타에서 흠잡을 데가 별로 없다. 평균자책점(4.29) 팀득점(520) 모두 1위다. 투타의 밸런스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뤘다. 다승 10위 안에 무려 4명의 선발투수가 자리했고. 팀 OPS가 0.841에 달한다. 허준혁, 안규영, 고원준이 투입된 5선발은 합계 5승을 기록하며 팀의 선두 독주에 톡톡히 일조했다. 덕분에 선발승 비율이 45승(81%)에 달한다. 넥센(48승), NC(47승)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의 시즌 승수보다 많은 수치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은 두산은 내친김에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는 각오다.
◆사라진 사자의 포효
반면 삼성의 전반기는 '처참' 그 자체였다. 팀타율 7위, 평균자책점 10위에서 알 수 있듯 공격과 마운드 모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숙원이던 새 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개장했지만 새 안방에서 오히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승률 4할1푼5리(34승48패1무) 9위로 전반기를 마친 삼성은 홈에서 승률 4할5리(17승25패)에 그쳤다. 특히 1점차 승부에서 3할7푼5리(6승10패)에 불과해 근소한 차이의 접전에서 유독 약한 모습이었다. 삼성의 추락에는 몇 가지 이유가 꼽히지만 하나만 들자면 역시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다. 지난 겨울 야심차게 영입한 웹스터와 벨레스터 두 선발투수 영입이 완벽한 실패작으로 판명났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부상에 신음하다가 차레로 퇴출되며 한국을 떠났다. NC로 FA 이적한 박석민을 대체하기 위해 영입한 3루수 발디리스 또한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리면서 32경기 출장에 그쳤다. 다만 부상에서 복귀한 7월 들어 타율 3할4푼5리를 기록하면서 일말의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삼성의 몰락을 아직 단언하기는 어렵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 롯데와 5경기차여서 가을야구를 포기하기엔 한참 이르다. 일단 후반기 첫 스타트가 무척 중요해졌다.
◆혼돈의 중위권
중위권은 대혼돈의 연속이다. 4위 SK 와이번스와 8위 LG 트윈스의 차이는 6경기로 '추격 가능권'이다. 특히 5위 롯데부터 10위 kt 위즈까지는 5.5경기차에 불과해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다. 이미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위 3팀(두산·NC·넥센)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시즌 끝까지 피말리는 순위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눈여겨볼 팀은 지난해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화제의 팀'으로 변신한 한화 이글스.
5월까지 최하위에 처졌던 한화도 6월말부터 힘을 내면서 반등, 7위로 전반기를 마치며 후반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장마와 무더위에 부상선수 등 변수가 속출하고 있어 누구도 5강 진출팀을 확실히 예상하기 어렵다. 4위부터 10위까지 몰려있는 7팀은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잠시도 안심할 수 없는,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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