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시청률은 분명 '함부로 애틋하게'가 이겼는데, 분위기는 'W'가 뜨겁다. 피부로 느껴지는 온도차가 확연히 다르다. '함틋'이 1위를 수성할까, 아니면 'W'가 전세 역전에 성공할까.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한 대결이다.
KBS2 '함부로 애틋하게'의 김우빈, 수지와 MBC 'W- 두개의 세계'(이하 W) 이종석 한효주가 맞붙었다. '역대급 매치'로 불렸던 만큼 결과에 대한 관심도 컸던 바. 두 번의 대결 모두 '함부로 애틋하게'가 이겼다.
지난 20일과 21일 '함부로 애틋하게'는 12.9%와 11.1%를 각각 기록했고, 'W'는 8.6%와 9.5%를 보였다. 절대적인 시청률 수치보다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청률이 하락했고, 'W'는 올라갔다. 두 드라마의 격차는 불과 1.6%포인트 차, 언제든 역전이 가능한 수치가 됐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불안한 1위 수성이다.
흥미로운 건 두 드라마의 온도차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1회부터 줄곧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는 반면, 'W'는 찬사 일색이다. 화제성도 'W'가 앞섰다. 22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W'는 화제성 점유율 45.8%를 기록하며 방송 2회 만에 1위에 올랐다. 'W'는 두 번째 방송 후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호평이 이어지면서 KBS2 '함부로 애틋하게'(39.3%)를 6.5%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쫓기는 '함부로 애틋하게'보다 쫓는 'W'가 더 여유로운 모양새다.
'W'의 뜨거운 분위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신선한 소재, 빠른 전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등 작품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우선한다. 한효주와 이종석 등 스타 캐스팅이 'W'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1,2회에서 보여줬다.
'W'는 2016년 서울 같은 공간의 다른 차원, 현실과 가상현실을 교차하며 벌어지는 로맨틱 서스펜스 멜로드라마, 현실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가 우연히 인기절정 '웹툰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을 만나면서 이로 인해 스펙터클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1, 2회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는 기발한 상상력과 파격 전개를 보여줬다.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인현왕후의 남자' 등을 통해 독특한 발상과 상상력으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송재정 작가는 'W'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무엇보다 한효주가 무언가의 끌림에 따라 웹툰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그의 행동에 따라 만화의 스토리가 달라진다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설정이 시선을 집중 시켰다. 이종석과 한효주, 김의성의 얽히고 설킨 연결고리 등 곳곳에 심어둔 미스터리 요소도 몰입도를 높인다.
한효주와 이종석은 탄탄한 작품 위에서 그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자칫 비현실적인 스토리에 섬세한 연기로 설득력을 부여한다. 두 사람의 비주얼 케미도 향후 펼쳐질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작품보다는 수지와 이민호가 부각된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그러고 있다. '멋진' 김우빈과 '예쁜' 수지만 보인다는 평이 넘쳐난다. 드라마 자체의 몰입력보다는 '대세 스타'들의 파워가 시청률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당초 '태양의 후예'와 비교됐지만, 베일을 벗자 실망감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신준영(김우빈 분)과 노을(배수지 분)의 얽히고 설킨 운명적인 사랑을 담아내고 있지만, 공감대는 떨어진다. 두 사람의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에피소드를 표현한 과거 회상신은 산만하고 지루했다. 여기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톱스타 남자주인공과 가난하지만 씩씩한 캔디 여주인공, 진부한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와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스토리에 대한 실망감이 주를 이뤘다. '애틋함'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겠지만, 드라마 전체에 감도는 무겁고 진중한 공기도 올드하다는 평이다.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건 김우빈과 수지의 '역대급 비주얼' 정도다. 물론 여전히 이경희 작가의 감성 멜로에 대한 기대감,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며 리모컨을 고정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이미 촬영은 끝나 시청자 반응만 남겨두고 있던, 김우빈과 수지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W'와 '함부로 애틋하게', 이제 막 시작된 수목극 경쟁. 분위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두 드라마의 남은 여정이 궁금해진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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