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성남FC의 티아고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아랍에리미트연합(UAE)의 알 와흐다로 떠났다.
성남은 23일 티아고의 알 와흐다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알 와흐다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해 전력 보강이 필요했고 골 넣는 능력이 뛰어난 티아고를 영입했다.
성남은 티아고 이적을 올 시즌을 끝낸 후인 연말에나 허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알 와흐다가 제시한 이적료와 연봉이 상당했고 티아고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13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권을 달리던 티아고가 이탈한 성남은 새로운 공격수 영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티아고는 알 와흐다에서 150만 달러(약 17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이는 성남 시절과 비교해 5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성남은 티아고의 이적으로 약 300만 달러(34억 원)의 이적료 수입을 올렸다. 전신 성남 일화 시절을 포함해 성남 역사상 최고 이적료다. 성남은 티아고 이적료를 선수단 전력 강화와 시민구단의 발전을 위해 재투자 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임대 신분으로 뛰던 티아고가 어떻게 원소속팀 아틀라티코 페나폴란세(브라질)도 아닌 성남에 이적료를 안기고 떠날 수 있을까.
통상 이적료는 원소속구단과 이적을 제시한 구단이 거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식적이라면 임대 구단인 성남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한다. 김학범 성남 감독의 조련으로 새로 태어난 티아고가 미련 없이 떠나는 것에 팬들이 분노할 만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브라질 이적 시스템이 독특해 성남도 큰 금액을 건질 수 있었다. 브라질과 성남 사정에 능통한 한 중개인은 "원소속구단이 임대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바이아웃 금액을 넘는 이적료를 제시하며 완전 이적을 요구하는 구단이 나타나면 임대를 보낸 구단과 일정 비율로 배분한다는 조건을 받아 들이는 경우가 있다. 성남이 이와 비슷한 사례라고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페나폴란세의 경우 티아고의 브라질 현지 에이전트 기업이 운영하는 구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이 에이전트 일을 병행하다 보니 협상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 성남의 경우 전체 이적료 중 8대2의 비율로 나눠 가졌다고 한다. 여기에 위약금까지 추가로 지급 받는다. 실제 이적료는 더 많은 셈이다.
페나폴란세는 티아고 외에 아시아와 유럽 다수의 국가에 임대로 내보낸 선수가 많다. 티아고처럼 K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성장하는 선수가 나오면 중국이나 중동 등 큰 돈을 쓰는 리그로 몸값을 올려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충분히 투자 대비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적료를 적게 받고 임대 구단에 많이 주더라도 손해를 보는 장사가 아니다. 성남도 협상을 꽤 유연하게 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중개인은 "티아고도 성남에서 받던 금액의 4~5배가 오른 연봉으로 알 와흐다에 간다고 한다. 티아고-성남-페나폴란세 3자 모두가 행복한 결론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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