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7)이 4번째로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재기의 물살을 가른다.
어느덧 '마린보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세월이 흘렀다. 박태환은 이번 2016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는 수영 선수들 중 5번째로 나이가 많다. 처음 올림픽을 경험했던 2004년 아테네 대회는 벌써 12년 전의 기억이 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던 박태환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그리고 이번 리우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선다. 전성기는 이미 지났지만 여전히 박태환은 자신감이 넘친다.
사실 이번 올림픽은 박태환에게 출전 자체로 의미가 있다.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 출전이 결정돼 명예회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2014년 9월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위원회(WADA)가 지정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국제수영연맹(FINA)은 박태환에게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국제수영연맹의 징계를 마친 뒤에는 '도핑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으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이 박태환의 발목을 잡았다. 징계가 끝난 후 출전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던 박태환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를 한 끝에 가까스로 리우 올림픽 참가가 결정됐다.
메달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박태환이 출전하는 종목은 자유형 100m·200m·400m·1천500m 등 4개 종목. 이 중 100m와 1천500m에서 박태환의 기록은 사실상 메달권 밖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는 종목은 4년 전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200m와 400m다. 그 중에서도 박태환의 주종목인 400m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다.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그 종목이다.
지난 4월 말 동아수영대회 400m에서 박태환은 3분44초26의 기록을 세웠다. 당시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기록. 이 기록은 현재 6위까지 밀려났다. 1위 맥 호튼(호주)의 3분41초65와는 2.61초나 차이가 나고, 2위 쑨양(중국)의 기록 3분43초55에도 뒤진다.
400m를 제외하면 세계랭킹 10위 안에 드는 종목이 없다. 동아수영대회에서 남긴 기록을 세계랭킹으로 따져봤을 때 100m가 51위, 200m가 13위, 1천500m가 47위다. 그나마 200m에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태환이 동아수영대회 이후 3개월여의 시간 동안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렸는지가 관건이다.
박태환은 지난달 호주 전지훈련을 마친 뒤 "400m가 아무래도 주종목이기 때문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400m 랭킹이 6위인데 마음이 편하다. 런던 올림픽과 비교하면 그 때는 상위권이었고 지금은 메달권에서 벗어나 있다. 마지막까지 부담 없이 열심히 하면 좋은 메달 색깔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에게 이번 올림픽은 명예회복의 장이다.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국민적 영웅이었던 이미지에 짙은 얼룩이 생겼다. 과연 박태환이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장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400m 경기는 7일(한국시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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