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 테임즈의 질주 앞에 '잠실 홈런왕의 꿈'이 무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올 시즌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에서 홈런왕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두산 김재환, LG 히메네스가 나란히 홈런 레이스를 이끌었기 때문. 그러나 최근 테임즈가 몰아치기에 나서며 홈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잠실구장은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구장. 그만큼 홈런이 나오기 어렵다. 35년 프로야구 역사상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왕을 차지한 경우도 2차례 뿐이다. 1995년 김상호, 1998년 우즈가 그 주인공. 두 선수 모두 두산의 전신 OB에서 뛰며 홈런왕에 등극했다.
3일 현재 테임즈는 31개의 홈런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47홈런(2위)을 몰아친 괴력이 올 시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도 40홈런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테임즈는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6방을 몰아쳤다. 그 사이 2위권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공동 2위 김재환, 최정(SK), 로사리오(한화)의 홈런 수는 24개. 벌써 7개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
김재환도 꾸준히 홈런을 추가하고 있지만 시즌 초반같은 폭발력은 아니다. 5월에만 10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6월 5개, 7월 4개로 그 숫자가 점차 줄고 있다. 아무래도 풀타임 주전으로 뛰는 첫 시즌이라는 점은 테임즈에 비해 홈런 경쟁에서 불리하다.
3일 두산-LG전에서는 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왕 등극이 어려운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김재환은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임정우를 상대로 우중간 펜스를 직접 맞히는 큰 타구를 날렸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충분히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는 타구. 그러나 김재환은 2루타에 만족해야 했다.
히메네스는 최근 다소 부진하다. 지난달 20일 넥센전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쏘아올린 이후 12경기째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우승이 독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홈런레이스 참가로 체력과 타격 밸런스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5월까지는 김재환과 테임즈가 15홈런으로 공동 선두였다. 히메네스도 14홈런으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6월까지는 테임즈가 22홈런으로 선두에 나섰지만 김재환과 히메네스도 나란히 20홈런으로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7월부터 차이가 벌어졌다.
만약 올 시즌 김재환과 히메네스 중 한 명이 홈런 1위에 오른다면 1998년 우즈 이후 18년만의 '잠실 홈런왕'이 탄생하게 된다. 히메네스의 경우 LG 구단 최초의 홈런왕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테임즈의 괴력이 그 꿈들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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