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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안타 도전' 박용택의 주옥같은 말·말·말


11일 NC전에서 2천안타 달성 "양준혁 선배 기록은 당연히 넘어야"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박용택(37)이 통산 2천안타 고지를 정복했다. 앞서 5명밖에 달성하지 못했던 대기록의 여섯번째 주인공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용택은 3천안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용택은 3회말 2-1을 만드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통산 안타 수 1천999개를 만들었다. 이어 7회말 대망의 2천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박용택의 멀티히트와 결승타에 힘입어 LG는 4-2로 승리, 파죽의 8연승을 질주했다. 2009년 이후 7년만에 맛보는 8연승의 감격. 박용택의 2천안타 대기록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박용택은 달변가답게 기록 달성 후 주옥같은 말들도 남겼다. 그는 "좀 길게 얘기해도 되냐"며 운을 뗀 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줄줄줄 풀어놨다. "요즘엔 늙었는지 창피하게 자주 울컥울컥 한다"는 그의 눈가에는 눈물도 번져 있었다.

◆양준혁 기록 "당연히 넘어야 한다"

박용택에 앞서 2천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총 5명이 있었다. 박용택은 6번째 주인공. 그 중 양준혁은 2천318안타로 통산 최다안타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최초 4년 연속 150안타를 기록한 박용택이기 때문에 앞으로 2년 간 꾸준히 활약한다면 양준혁의 기록을 넘을 수 있다.

양준혁의 기록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용택은 "내가 받는 돈을 생각하면 당연히 넘어야 한다"며 "못 넘으면 내가 돈을 많이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감한 부분이 될 수도 있는 자신의 연봉과 연결지어 기록 달성 의지를 드러낸 것. 그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어 박용택은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자신이 있다"며 "그런데 야구라는 스포츠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다칠 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착한 일을 많이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실제 박용택은 비시즌 중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잘 살고 계신 할아버지께 몇 살까지 살 거냐 묻나?"

1979년생인 박용택은 올해 한국 나이로 38세다. 2년 후면 마흔. 자연히 박용택의 현역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는 "언제까지 야구를 할 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박용택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사실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라며 "잘 살고 계신 할아버지한테 '몇 살까지 사실 거냐'고 묻는 것과 똑같다. 은퇴할 나이를 정해놓으면 너무 슬플 것 같다"고 대답했다. 참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LG 유망주들은 LG에서 터져라"

박용택에게는 팀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 올 시즌 LG는 세대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젊은 선수들은 단순히 출전 기회가 늘어난 것을 넘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껏 박용택이 그토록 바랐던 것이 이제야 조금씩 나타나는 중이다.

박용택은 "그 어느 해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확률, 기대감이 높다"며 "아직 안주할 수준은 아니지만 하나씩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후배들의 성장세를 칭찬했다.

이어 그는 "정말 좋은 후배들이 많다.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며 "그 선수들이 다른데 가지 말고 여기서 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터진다는 것은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는 뜻. '탈 LG 효과'는 박용택에게도 아픈 말이다.

◆3천안타 달성 가능할까

박용택은 2천안타 정복이 가시권에 들어온 후부터 3천안타를 목표라고 말해왔다. 박용택의 나이를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도전. 한 시즌에 150안타 씩 7시즌을 때려야 1천안타를 추가할 수 있다.

박용택이 KBO리그 최초로 3천안타 고지를 밟기 위해서는 40대 중반까지 지금의 기량을 유지하며 뛰어야 한다. 냉정히 3천안타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박용택의 도전정신은 그 자체로 박수를 받을 만하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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