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그레이' 사라질뻔 했던 넘버, 다시 살아난 사연

[김양수기자]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김문정 음악감독이 사라질 뻔했던 넘버를 커튼콜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된 비화를 전했다.

6일 오후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프로듀서 백창주 연출 이지나) 프레스콜에서 김문정 음악감독은 "성남이라는 공연장 위치나 공연시간을 고려해 아픔을 감수하고 빼야하는 노래가 있었다. 하지만 김준수 배우가 이 노래를 살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이어 "김준수가 커튼콜때 함께 부르면 어떻겠느냐고 아이디어를 줬다. 그 곡을 선보일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도리안 그레이'는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새롭게 각색한 창작 뮤지컬. 영국의 귀족 청년 도리안 그레이가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한 탐욕으로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꾸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준수와 박은태, 최재웅, 홍서영 등이 출연한다.

'도리안 그레이' 작곡과정은 특별하고 흥미로웠다. 김 감독은 '도리안 그레이' 곳곳에 등장하는 쇼팽 음악에 대한 비화를 전했다.

김 감독은 "원작에는 슈만의 '숲속의 전경'이 나온다. 하지만 어렵고 난해했다. 이후 라흐마니노프를 거쳐 쇼팽으로 귀결했다. 오스카 와일드가 생전에 가장 좋아한 작곡가이자 즐겨들은 음악이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을 통해 캐릭터를 완성하고자 했다. 연주와 감정을 통해 명분있는 BGM으로 만들고자 했다. 넣었다, 뺐다, 늘렸다, 줄였다, 악기를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덧붙였다.

'도리안 그레이'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준수는 가장 특별한 곡으로 2막의 첫곡 '넌 누구'를 꼽았다. 김준수는 "초상화와 대립을 춤과 모션으로 표현하는 장면"이라며 "노래도 잘 어울리지만 '도리안 그레이'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점을 표현한 곡으로 봤다"고 전했다.

아름다움의 양면성을 연구하는 헨리 워튼 역의 박은태는 2막 마지막곡 '천사의 추락'을 애착가는 곡으로 꼽았다. 박은태는 "헨리가 악역으로 비쳐지지만 실상은 도리안을 사랑하는 인물"이라며 "'천사의 추락'을 통해 내 마음을 표현한다. 슬퍼해서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리안 그레이'는 10월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