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해 K리그 클래식, 챌린지(2부리그)의 순위 싸움은 역대 최고로 빡빡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클래식은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했지만 그룹A(1~6위)의 우승, 그룹B(7~12위) 강등팀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우승의 경우 1위를 달리던 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 파문으로 승점 9점이 삭감됐고 이후 치른 두 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며 2위 FC서울과의 승점 차이가 14점에서 0점으로 줄었다.
22일 35라운드를 앞두고 전북과 서울은 승점 60점 동률에 다득점에서 두 골(전북 +62, 서울 +60) 차이만 난다. 예년처럼 골득실이 우선이었다면 전북(+24)이 서울(+17)에 많이 앞서 조금은 유리할 수 있지만 다득점 우선이 적용되면서 더욱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앞으로 35~37라운드에서 단 1패라도 한다면 치명적이다.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전북과 서울 두 팀이 맞대결하기 때문에 승점 1점도 의미가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전북 입장에서는 최종전이 열리는 홈에서 서울의 우승 세리머니를 결코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전북과 서울은 우승 경쟁과 함께 혹시 모를 3위권 팀의 추격을 봉쇄하기 위해서라도 승수를 쌓아야 한다. 3위 제주(52점)가 34라운드에서 전북을 3-2로 이기며 1-2위와 승점 차를 8점으로 좁혔다.
제주의 궁극적인 관심은 3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다. 4위 울산 현대(48점)와 5위 전남 드래곤즈(46점)도 사정권에 있기 때문에 역시 승리 외에는 답이 없다. 절묘하게도 제주-전남이 이번 라운드에 만난다. 제주가 이긴다면 3위 경쟁은 울산과의 2파전으로 좁혀질 수 있다.
그룹B의 경우 7위 광주FC(44점)가 35라운드의 키를 쥐고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1위 인천 유나이티드(36점)를 만나는데 광주가 이긴다면 승점 11점 차로 벌어지면서 가장 먼저 클래식 잔류를 확정짓는다.
광주는 감기에 걸린 득점1위 정조국을 선봉에 세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남기일 감독이 "최대한 빨리 잔류를 확정짓겠다"라며 승리 사냥을 예고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지 정조국의 출전이 유력하다.
인천은 꼴찌 수원FC(33점)과 3점 차이다. 다득점이 35골로 동률이라 승점이 같아지면 꼴찌가 될 수 있다. 수원FC가 올해 유일하게 3전 전승을 거둔 9위 포항 스틸러스(42점)를 이번 라운드에서 만나기 때문에 인천은 광주를 꼭 잡아야 한다.
역대 최다 무승부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10위 수원 삼성(38점)은 인천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승점을 벌어 8위 성남(42점), 9위 포항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조나탄의 골 폭풍을 기대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만약 성남전에서 또 무승부를 거두거나 패하면 승강 PO로 내몰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챌린지도 승격 싸움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승격 자격을 잃은 1위 안산 무궁화(67점)를 제외한 2위 대구FC(64점, 50골), 3위 부천FC 1995(64점, 44골), 4위 강원FC(62점) 구도에 5위 부산 아이파크(61점)가 맹렬한 추격으로 승점 차를 좁혔다. 6위 서울 이랜드(58점)도 5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입에 목숨을 걸었다.
챌린지 43라운드의 가장 흥미로운 대진은 안산-강원, 부산-부천이다. 안산은 전역자 발생과 동기부여가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승리를 챙기고 있다. 강원의 발목을 잡는다면 승격 직행 싸움은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
부산은 부천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만약 부천에 진다면 치명적이다. 최종전이 서울E와의 만남이다. 서울E가 시즌 단 2승에 그치고 있는 꼴찌 고양 자이크로를 이긴다고 가정하면 더 그렇다. 승점이 61점으로 같아져 최종전이 PO 진출전이 된다.
대구는 경남을 이겨야 한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에서 부천과 비겨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경남을 이겨놓은 상황에서 부천이 부산에 진다면 최종전 부담이 조금은 줄어든다. 사생결단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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