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벌써 9번째 가을야구를 맞이했다. 가을야구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김 감독이지만 포스트시즌은 여전히 그에게 어려운 무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흔히 '경험'이 강조된다. 처음 포스트시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자주 던져지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긴장되지 않느냐"이다. 선수들은 "긴장된다"고 솔직하게 대답하기도, "똑같다"고 호기를 부리기도 한다. 긴장되지 않는다고 하는 선수들도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떨리게 마련인 것이 가을야구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박석민과 관련한 질문에 "경험이 많을수록 부담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박석민 역시 이번 포스트시즌이 데뷔 후 9번째다.
이어 김 감독은 "부담은 모두가 갖고 있다"며 "감독도 9번째 나가는 건데 부담이 없어야 되질 않나. 그런데 부담이 더 된다"고 말을 이었다. 선수도 감독도 부담의 크기는 고스란히 긴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에게는 '가장 우승 자신감이 높았을 때는 첫 포스트시즌이 아니었냐'는 질문이 하나 더 주어졌다. 김 감독은 호탕하게 웃으며 "그렇지. 그 때는 그냥 막 달려갈 때였지"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야구가 쉬울 땐 쉬운데 어려울 땐 그렇게 어렵다"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에서 2004년 처음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그 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김 감독 스스로의 말처럼 두산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끝낸 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도 가져가며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삼성에게 3연패,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이후 김 감독의 포스트시즌은 좌절의 연속이었다. 두산에서는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3차례를 차지했고, NC에 와서도 지난 2년 간 계속 가을야구 첫 관문에서 탈락했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전승 금메달을 일군 빛나는 명장이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아직 인연이 닿질 않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역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FA 박석민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NC는 정규시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야 다시 한 번 한풀이에 도전할 기회를 얻는 김 감독이다.
일단 1차전은 NC가 0-2로 뒤지던 9회말 3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막판 집중력으로 기분 좋은 역전 끝내기 승리를 챙겼다. 공교롭게도 경험 많은 선수들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호준은 대타로 나서 동점 적시타, 용덕한은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부담과 긴장이 없을 수는 없지만, 경험은 가을야구에서 큰 힘이 되는 경우가 많다.
조이뉴스24 창원=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