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시민구단 광주FC가 난관에 부닥쳤다. 10월 선수단 급여가 체불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클래식 종료 3경기를 남겨둔 민감한 시점에서 임금 체불이라는 악재를 만났다는 점에서 큰 고민에 빠졌다.
광주는 승점 44점으로 스플릿 그룹B(7~12위)의 최상위인 7위를 유지 중이다. 1승만 거둬도 상황에 따라 클래식 잔류 확정이 가능하다. 선수단이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속 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25일 지급해야 할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 50여명의 10월분 급여 2억7천만원을 지불하지 못했다. 2010년 창단 후 처음이다. 지난 8월에도 임급 체불 위기가 있었고 15억원을 은행에서 대출 받아 급여를 지급했다.
무보수로 일하고 있는 광주 기영옥 단장은 "답답하다. 홈경기도 원정처럼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광주시가 무관심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으니 구단은 어려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광주 구단의 올 예산은 71억원이다. 이중 시 지원금이 60억원, 광고후원금이 11억원이다. 11월 추경에 예산 반영이 됐지만 지급은 12월이다. 기업 후원은 빙하기다. 지역 기업의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소규모 후원도 한계에 봉착했다. 11월에도 임금 체불 가능성이 있어 선수단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임금 체불 문제도 그렇고 클럽하우스 건립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올해 광주시는 구단 클럽하우스 건립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이런저런 사건이 터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상태았다.
숙소동을 당장 함께 짓지 못해도 훈련할 그라운드 2면만 확보하면 과거처럼 원룸 몇 동을 임대해 숙소로 사용하며 광주에서의 생활이 가능하다. 남기일 감독은 "연습 그라운드 2면에 광주월드컵경기장과 보조구장을 돌아가며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그것조차 되지 않고 있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광주 선수단은 창단 후 줄곧 원룸 임대 생활을 하며 연습구장을 찾아 떠돌이 신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목포국제축구센터에 들어가 생활 중이다. 연습구장이 잘 갖춰져 있어서 훈련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선수들은 구단 연고지 광주를 벗어나 외진 곳에서 기본 생활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홈 경기를 치르려면 광주까지 1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사실상 광주의 모든 경기가 원정으로 치러지고 있는 셈이다. 팀은 갈수록 좋은 성적을 내며 프로 구단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지만 외부 여건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광주는 2014년 평균 1천34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2015년 2천188명, 올해는 3천698명으로 두 배가 넘게 늘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구단이다. 시민구단을 창단하고 나몰라라 방치하는 듯한 광주시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광주시 체육 관계자는 "광주FC 문제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하는 숙제다. 시에서 기업 후원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윤장현 시장이 축구 말고도 다른 스포츠에도 크게 관심이 없다. 체육계 전반이 어렵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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