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KBO리그가 다시 위기에 빠졌다, 승부조작 파문 때문이다,
그런데 선수 개인의 일탈이 문제가 아닌, 선수단을 관리·감독·예방해야 하는 구단이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지난 7일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를 비롯해 브로커 등 19명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국만체육진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추가로 2명을 더 검거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구단 관계자로 특종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이성민(현 롯데 자이언츠)이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지난 2014년 승부조작에 관련된 사실을 알고도 구단이 이를 은폐했다는 것. NC 구단 관계자는 당시 이를 파악했지만 KBO에 알리지 않고 숨겼다.
이성민은 시즌 종료 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고 이적했다, 1군 리그 참가를 준비하고 있던 신생팀 kt 위즈가 이성민을 특별지명했다. NC는 이성민의 이적 대가로 10억원을 받았다. 트레이드 머니가 된 셈이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이 부분을 사기로 판단했다.
NC는 이번 승부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구단 사무실을 압수 수색 당하는 등 이미지를 구겼다. 승부조작 연루 혐의를 함께 받았던 이재학(투수)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부분은 다행이었지만 구단 관계자가 연루되는 더 큰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NC는 결과적으로 두 구단에 손해를 끼친 셈이다. 이성민은 kt에서 뛰다 2015시즌 도중 롯데로 다시 이적했다. 이성민은 그래서 롯데 소속으로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NC가 이유를 떠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헤 일이 더 커지는 사태를 불러오게 됐다,
경찰조사 결과가 사실로 확인돼 기소 결정이 내려진다면 KBO는 해당 선수와 NC구단에 대한 처벌을 결정하고 징계를 해야 한다. KBO 규약에 따라 그 수위를 예상해볼 수 있다.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난 이성민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영구제명이 유력하다. KBO는 앞서 지난 2012년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적발된 선수 2명을 영구제명했다.
문제는 NC 구단에 대한 징계다. KBO 규약 제149조 3항은 '구단이 (부정행위) 사실을 인지한 경우 즉시 그 사실을 총재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KBO 규약 제148조 6항 (가) 항목에는 '불법 스포츠도박 운영 및 이용행위'는 부정행위로 간주한다고 돼 있다.
NC는 KBO 규약을 어겼다. 여기에 대한 제재 조항도 규약에 나와있다, KBO는 해당 구단에 경고·1억원 이상 벌금 부과·제명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가장 큰 징계는 제명이다. 해당 구단이 관리 감독 의무를 소흘히 하거나 구단 임직원들이 부정행위에 조직적으로 개입, 관여했을 경우에 한한다.
KBO는 이래저래 골머리를 앓게 됐다. 법원 판결을 지켜보면서 규약에 따른 처벌 수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NC 구단은 이성민 이적에 대한 배상 문제도 떠안게 됐다. 규약 6항에는 '구단이 부정행위를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채 다른 구단에 선수계약을 양도한 경우 이적료와 이사비 등 비용을 배상하여야 하고, 트레이드 방식으로 이적료가 없는 경우는 선수 연봉의 300%를 이적료로 본다'고 돼있다. NC는 수사 결과 발표가 있던 날 '야구팬들에게 거듭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NC는 지난 2011년 팀 창단 후 '정의, 명예, 존중'을 구단 슬로건으로 정하고 2013시즌 1군에 처음 참가했다. 하지만 이번 승부조작 사건으로 스스로 내걸었던 슬로건을 저버린 셈이 됐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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