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결승골 한국, 우즈벡에 2-1 역전승 '2위 점프'

[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가 고난의 길에서 겨우 빠져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남태희의 동점골과 구자철의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3승 1무 1패(승점 10점)가 된 한국은 우즈벡(3승 2패, 9점)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4-1-4-1의 공격적인 전형으로 우즈벡을 상대했다. 이정협(울산 현대) 원톱에 공격 2선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남태희(레퀴야)-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나섰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홀로 서서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장현수(광저우 푸리)-김기희(상하이 선화)-김창수(전북 현대)의 수비라인과 호흡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꼈다.

시작은 조심스러웠다. 우즈벡이 수세적으로 나오면서 한국도 수비진영에서 볼을 돌리고 간을 봤다. 7분 김기희가 한국 진영 미드필드에서 긴 패스를 시도해 손흥민이 수비를 뚫고 슈팅을 하며 공격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슈팅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우즈벡이 좀처럼 공간을 주지 않았고 18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슈팅한 것은 수비에 맞고 나왔다.

우즈벡은 한국의 실수를 기다렸고 25분 실수에 의해 우즈벡의 선제골이 터졌다. 김기희가 골키퍼 김승규에게 헤딩 백패스를 한 것이 애매하게 떨어졌다. 우즈벡 공격수가 뛰어 들자 김승규는 다급하게 왼발로 낮게 걷어냈다. 하필 이 볼이 미드필드 중앙에 있던 마랏 비크마예프에게 흘러갔다. 비크마예프는 빈 골문을 향해 왼발 롱슛을 했고, 수비수들이 뛰어 들어갔지만 이미 볼은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어이없는 실점이었다.

한국은 우즈벡 수비 뒷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32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와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가로지르기를 시도하려고 하면 몸을 던지는 우즈벡 수비에 막혔다. 36분 손흥민의 프리킥을 지동원이 헤딩했지만 크로스바에 맞고 나갔다. 이후에도 한국은 계속 공격을 시도했지만 득점 없이 전반이 끝났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한국은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우즈벡 수비는 견고했고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 17분 지동원이 빠지고 이재성(전북 현대)이 투입됐다. 20분에는 이정협을 빼고 김신욱(전북 현대)을 넣었다.

교체 카드는 효과가 있었다. 22분 남태희가 중앙을 돌파해 측면으로 내준 볼을 손흥민이 전진 패스를 했다. 박주호가 측면으로 볼을 끌고들어가 골키퍼 머리를 넘기는 멋진 가로지르기를 했고, 달려든 남태희가 머리로 받아넣어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었다.

36분에는 박주호가 빠지고 홍철(수원 삼성)이 투입됐다. 측면을 활용하는 공격력을 더 높여 보겠다는 의도였다. 이 역시 통했다. 39분 홍철이 왼발로 롱패스를 했고 김신욱이 머리로 떨어트린 볼을 구자철이 왼발로 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극적인 역전골이었다. 이 골로 한국은 승점 3점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한편, 이란은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원정 중립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최악의 그라운드에서 승점 1점을 번 것이 이란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시리아는 이란과 충돌하면 침대축구를 구사하며 비기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했고 성공적인(?) 무승부로 끝냈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새로 부임한 중국은 쿤밍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A조는 이란(11점)이 1위를 유지했고 한국이 1점 차로 접근하며 2위로 올라섰다. 우즈벡이 3위, 시리아(5점, -1), 카타르(5점, -3), 중국(2점) 순으로 최종예선 반환점을 돌았다.

B조의 일본은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 45분 기요타케 히로시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35분 겐키 하라구치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사우디는 오마르 하우사위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했다.

호주는 태국 원정에서 2-2로 비겼다. B조는 사우디(10점, +4), 일본(10점, +3)이 골득실 차이로 1~2위를 달렸고 호주(9점)가 3위로 추격 중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6점)-이라크(3점)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태국(1점)은 첫 승점을 얻은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