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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태산' 슈틸리케, 반환점 이후가 더 중요


최종예선 2위로 올려 놓았지만 수비 안정화 등 걱정거리만 쏟아져

[이성필기자] 반환점을 2위로 넘긴 슈틸리케호지만 내년 일정은 더욱 빡빡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5경기를 3승 1무 1패, 승점 10점으로 마쳤다. 이란 3승 2무(11점)에 이어 2위다.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이 3승 2패(9점)로 한국을 추격 중이다.

한국은 우즈벡을 2-1로 이기면서 반환점을 2위로 마쳤다. 아시아 예선은 각 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3위끼리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여기에서 살아남은 팀이 북중미와 최종 플레이오프로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리기 때문에 최소 2위 확보에 전력해야 한다.

6~7차전은 내년 3월 23일 중국 원정을 시작으로 28일 카타르와의 홈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두 경기 모두 이겨야 하는데 중국은 고지대인 쿤밍을 한국전 장소로 선택했다. 환경을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리피 감독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에 더 까다로워졌다.

카타르는 슈틸리케 감독이 높이 평가하는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가 버티고 있다. 소리아는 한국전 페널티킥 유도 및 한 골을 넣은 것이 최종예선 5경기의 전부다. 한국전에서만 특출났는데,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쏙 들었다.

내년 3월까지 보완해야 할 부분은 많다. 무엇보다 K리거와 해외파들의 컨디션이 또 다르기 때문에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는 체력이 관건인데 선수들이 후반 20분 이후에는 체력 저하로 애를 먹는 모습을 수 차례 보여줬다.

올해 3월 2차 예선 레바논전이나 태국 원정 친선경기에서 컨디션의 불균형으로 힘든 경기를 했고 어렵게 1-0으로 이긴 기억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단 전체의 균형을 잡아줄지는 남은 4개월여의 시간에 달렸다.

명확한 작전과 계획도 필요하다. 우즈벡전에서 터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결승골은 선수들의 임기응변에서 나왔다. 홍철(수원 삼성)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트렸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수비수 한 명을 달고 지나가며 생긴 빈 공간으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침투해 왼발로 넣었다.

김신욱은 "결승골은 나와 구자철, 손흥민, 홍철 등이 2년 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생각하며 만든 전술인데 이제서야 통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오랜 경험이 더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다.

수비진의 안정화는 필수다. 한국은 5차전까지 6실점을 했다. 이란이 무실점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리아전 0-0 무승부가 유일한 무실점이다. 상대의 좋은 공격력이 아닌 우리의 실수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한 실점이었다. 2차 예선에서 수비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매번 새로운 선수로 실험을 했다.

특히 중앙 수비진은 최종예선에 들어와서도 매번 구성이 달랐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부상으로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푸리), 홍정호(장쑤 쑤닝), 곽태휘(FC서울) 등이 나눠 뛰었다. 이 과정에서 소위 '중국화' 논란이 일어났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 저하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이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심리적인 위축에 시달렸다. 수비 안정화만 이루어졌으면 불거지지 않아도 되는 문제였다.

무엇보다 슈틸리케 감독 스스로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플랜A, B로 지칭한 것은 곧 주전, 교체 요원을 명확하게 갈랐음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 경쟁을 통한 최선의 선발이 어렵다면 언행이라도 신중하게 해서 선수들의 마음을 잡아줘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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