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최형우(33)가 프로야구 최초의 100억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간 비공식적으로 계약 총액 100억원을 넘긴 선수는 몇몇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100억이란 숫자를 찍은 건 최형우가 처음이다. 최형우는 24일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KIA 타이거즈와 4년 FA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KBO리그의 공식 최대금액은 지난해 박석민이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NC 다이노스와 맺은 4년 96억원이었였다. 최형우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11자리 숫자 금액을 따낸 선수로 야구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공교롭게도 2년 연속 삼성 출신 선수들이 경쟁하듯이 최고 금액을 갈아치운 것이다.
최형우의 이번 계약은 인생 역전 스토리의 완성판이다. 전주고 출신인 그는 지난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4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막차 지명'됐다. 입단 당시만 해도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고 1군의 벽을 넘지 못하다가 2005년 그만 방출됐다.
웬만한 선수라면 이 대목에서 포기했겠지만 최형우는 달랐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하며 와신상담했고,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두 번째 온 찬스를 그는 놓치지 않았다. 그해 126경기에서 타율 2할7푼6리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프로 입문 6년 만에 신인왕 트로피를 수상한 그는 이후 삼성 타선의 간판타자로 자리 잡았다.
특유의 정교한 타격에 넘치는 파워, 탁월한 선구안을 모두 겸비한 그는 2011년 30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2014년까지 삼성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 2015년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이루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최형우는 지난 해 초 "FA가 되면 프로야구 최초로 120억원 계약을 따내고 싶다"고 밝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자신만의 뚜렷한 목표를 숨김없이 밝히자 비난과 악플이 넘쳐났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묵묵히 그라운드에서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리고 이날 마침내 프로야구 첫 100억원 선수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성한 것이다.
프로 11년 통산 타율 3할1푼4리 234홈런 911타점. 왼손 파워히터가 절실한 KIA에 가장 필요한 유형의 선수라는 점에서 선수나 팀 모두 최선의 만남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형우는 "KIA에서 야구인생을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푸른 사자에서 붉은 호랑이로 변신하는 최형우가 프로야구 역사의 새 장을 활짝 열어젖혔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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