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측면에서 유기적인 플레이가 중요하지 싶어요."
전북 현대 미드필더 이재성(24)은 종종 이동국(37) 등 팀 선참들로부터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때 이야기를 듣는다고 한다. 당시 전북은 홈에서 단판으로 열린 결승전에서 알사드(카타르)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전북 입단 전이었던 이재성도 이 경기를 지켜봤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팀이 5년 만에 다시 잡은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이재성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내게도 엄청난 소원이다. 지난해 감바 오사카(일본)에 8강에서 지고 나서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정말 힘들었다. 챔피언스리그가 쉬운 무대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 19일 홈 1차전에서 알 아인(UAE)에 2-1로 승리했다. 26일 알 아인 원정에서 비기거나 승리하면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아시아 정상을 차지한다. 이재성 개인적으로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내야 해외 이적 문제를 무난하게 정리할 수 있다.
2차전 전략은 간단하다. 많은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이기면 된다. 이재성은 "1차전은 집중력이 중요했다. 알 아인도 결정력이 좋지만, 우리도 나쁘지 않았다. 2차전은 다득점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상황 변화가 있겠지만, 그에 대처하는 능력이 좋아서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A대표팀 경기도 소화하느라 피곤하지만 참고 이겨내겠다는 이재성은 마지막 한 경기를 치른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출격 준비를 마쳤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이재성은 김보경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것으로 보인다.
중앙에서 공격을 잘 풀어내려면 측면에서 유기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 레오나르도-로페즈의 위력이야 상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순간적인 침투로 알 아인 수비를 뚫겠다는 것이 이재성의 생각이다. 그는 "측면에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롱볼이든 짧은 패스든 중앙으로 연결해 마무리해야 한다"라고 2차전 해법을 나름대로 제시했다.
땜질 잔디로 열악한 그라운드 상태였던 전주월드컵경기장과 달리 알 아인의 홈구장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의 그라운드는 양탄자처럼 부드럽다. 올해 전북의 UAE 동계훈련 때 이재성은 기초군사훈련을 받느라 빠졌지만, 지난해 알 아인의 홈구장을 밟아봤던 경험이 있다.
그는 "중요한 경기에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아쉬웠지만 알 아인은 문제가 없다. 오히려 우리에게 더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잔디 상태가 좋으면 좀 더 모험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주에서는 그라운드가 고르지 않아서 안전한 플레이의 비중이 높았다"라고 말했다.
이재성은 자신이 골을 넣지 못해도 우승만 해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하나로 뭉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라고 우승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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