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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자신과의 약속' 못 지켜 괴로웠다


25일 공식 은퇴 발표, 정든 잠실구장에서 은퇴 소감 밝혀

[정명의기자] 이병규(42)가 자신의 거취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이유. 그것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어 괴로웠기 때문이다.

LG 트윈스 구단은 25일 이병규의 은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병규는 지난 24일 은퇴의 뜻을 구단에 전했다. 그리고 은퇴가 발표된 당일 오후, 이병규는 정든 잠실구장을 찾아 취재진 앞에 섰다.

그동안 할 말이 많았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왔던 이병규다. 올 시즌 내내 특별한 이유 없이 1군에 올라오지 못했지만, 2군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운동에 열중했다.

괴로웠던 시간이다. 사실상 구단에서는 은퇴를 종용하고 있었지만 이병규는 선뜻 구단의 뜻을 따를 수 없었다. 일본에서 돌아오며 스스로와 했던 약속 때문이다.

이날 이병규는 "일본에서 돌아오면서 결심한 게 있었다. '후배들한테 밀리면 무조건 옷을 벗겠다. 창피하지 말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며 "나를 아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솔직히 지금도 자신이 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 때문에 힘들었다"고 그동안의 힘들었던 심정을 털어놨다.

이어 이병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노력했다"며 "그런데 마지막에 이렇게 됐다. 그동안 과분한 사랑을 주신 팬들에게 고맙다. 응원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병규는 2013년 최고령 타격왕에 오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자신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이듬해 2014년부터 부상으로 고전하기 시작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게 됐다.

마지막으로 이병규는 "선배님들을 보면 거의 떠밀리듯이 나가는 분들이 많았다. 나도 그걸 보고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저 역시 그런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 같다. 더 이상은 그런 모습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존경받으며 멋지게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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