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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이병헌, 안상구를 넘어서다(인터뷰)


"가장 많은 상 받은 올해, 잊지 못할 것 같다"

[권혜림기자] 이병헌이 영화 '마스터'에서 또 한 번 극찬이 아깝지 않은 연기를 선보인다. 희대의 사기꾼으로 분해 유들유들한 웃음과 속을 알 수 없는 날선 눈빛을 오가며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강렬한 결과물을 내놨다. '내부자들'로 올해 영화상 트로피를 휩쓸었던 그가 또 다른 색깔의 캐릭터로 관객을 감탄케 할 전망이다.

13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 제작 영화사집)의 개봉을 앞둔 배우 이병헌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그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극 중 이병헌은 피라미드 사기 조직 원네트워크의 진현필 회장 역을 맡았다. 지난 2015년 개봉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는 기록적인 흥행을 이뤘던 '내부자들'에 이어 또 한 번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한국 영화 중에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어 8년 만에 악역 연기를 시도하는 이병헌은 "'내부자들' 이전에는 악역 자체가 캐스팅이 들어온 적이 별로 없었고, 사실 '내부자들'의 안상구는 딱히 악역이라 하긴 애매한 캐릭터였다"고 입을 열었다.

"일단 (악역) 기회 자체가 별로 주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제가 악역을 했던 기억은 '놈놈놈'에서였는데, 새로운 기회이자 새로운 경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다시 없을 기회이니 재밌겠다고 생각했죠. 악역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었어요. 한 것을 또 하는 것에 대한 싫증이나 안 해본 것에 대한 갈증이 크진 않지만, 배우는 기본적으로 다른 것을 해볼 때 (낯선 시도에서 오는) 좌절감과 함께 희열을 느끼는 동물들인 것 같아요."

'마스터' 속 진현필은 실존했던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이름에서 초성을 딴 이름이다. 이병헌은 진현필을 두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판타지적 인물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감독도 조희팔을 참고했다고 하지만, 그 인물을 비롯해 진회장 같은 인물은 실질적으로 존재하고 너무나 많은 롤모델을 찾을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답했다.

"어찌 보면 이 시대 현실과 맞닿은 인물이라 생각했어요. 사기꾼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변화무쌍한 모습들을 그려내는 인물이잖아요. 내가 만나는 사람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꿀 수 있고 만나는 이들에게 감정, 얼굴을 달리 할 수 있는 측면의 인간들이라 생각했어요. 배우로서는 굉장히 재밌는 인물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죠."

이병헌은 한국 사회 권력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던 '내부자들'에 이어 또 한 번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깃든 오락 영화를 선보이게 된 소감도 말했다. 그는 두 영화 사이의 차이를 강조하며 "안상구라는 인물 자체가 사람들에게 너무 각인돼있고 그 이후로도 예능 프로그램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워낙 많이 반복적으로 쓰인 인물 아닌가"라며 "그래서 여전히 1년이 지났음에도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비리들을 사람들에게 끄집어내 보여준다는 면에서 두 영화가 굉장히 흡사한 색깔일 수 있지만 영화 연출이나 템포, 색깔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내부자들'의 경우 굉장히 독하고 진하고 세다는 느낌이 있는데 '마스터'는 경쾌하고 신나게 흘러가는 느낌을 주거든요."

할리우드와 한국을 오가며 바쁘게 활약해 온 이병헌은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가장 가까운 스텝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를 세워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며 "세운다고 해서 그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다른 일도 마찬가지겠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특히 내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확신은 덜 하고 불안은 큰 직업"이라고 알렸다. 올해 영화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싹쓸이한 것에 대한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어제도 사실은 '마스터' 언론 시사 끝나고 예술인상을 받으러 갔었어요. 어제도 수상 소감으로 비슷한 말을 했지만 이제 약간 미안해지는 느낌이 있네요.(웃음) 이렇게 많은 상을 받아도 되는 것인가 싶어요. 새삼 ''내부자들'이라는 영화가, 안상구라는 인물이 정말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구나'라는 생각을 그 때마다 하게 돼요. 그런 차원에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상을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받은 적도 없고요. 물론 그간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었지만 유난히, 최고로 많이 받은 해였네요.(웃음)"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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