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무려 11년 만에 인터뷰에 임한 탑(본명 최승현)은 시종일관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모든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연신 사과의 말을 전했다. 특히 자신의 잘못으로 피해를 준 빅뱅 멤버들(지드래곤, 태양, 대성)에 대해서는 평생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 것 같고, 염치가 없어서 연락도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탑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조이뉴스24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탑이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을 만난 건 2014년 개봉한 영화 '타짜-신의 손' 이후 약 11년 만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황동혁 감독이 다시 각본, 연출, 제작을 맡았으며, 이정재와 이병헌, 위하준, 공유,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최승현(탑), 원지안 등이 출연했다.
탑은 유튜버 명기(임시완)을 믿고 코인 투자했다가 망한 유명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았다. 타노스는 게임장 안에서 마약을 하는 인물이며, 참가자들 사이 악하면서도 기이한 행동을 일삼는 트러블메이커다.
탑은 2016년 10월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의경으로 복무하던 중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되며 직위가 해제됐고, 그는 남은 기간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했다. 이 역시도 병가 사용 등 특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22년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그는 빅뱅 탈퇴 소식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기도 한 그는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그런 그가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복귀를 하게 된 것. 탑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으며,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 이후엔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졌다. 해외에서는 우호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국내 시청자들은 싸늘했다.
그런 가운데 탑이 인터뷰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검은 색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긴장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한 탑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히며 지난 날 자신의 잘못과 실수에 대해 사과했다. 다음은 탑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인터뷰 시작 전 인사 부탁한다.
"'타짜2' 이후 11년 만에 인터뷰를 하게 됐다. 정말 신중한 마음으로 적절한 시기를 고민하다가 이렇게 용기를 내 인터뷰를 하게 됐다. 송구스러운 점도 많았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 그간은 '오징어 게임' 시즌2 홍보 일정에서 제외가 됐었다. 그런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한 이유와 심경이 궁금하다.
"홍보 일정에서 제외가 된 건 제 결정 권한이 아니어서 따랐던 거다. 이번 인터뷰 같은 경우는 요청을 드려서 그동안 못 나눴던 대화를 나누며 저의 과오에 대해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동안은 소통의 창구가 없어서 오해를 샀다. 명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만나 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임하게 됐다. 그동안에 있었던 일에 대해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제 저도 정신적으로 많이 단단해지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 정신적으로 많이 단단해졌다고 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어떻게 멘탈 관리를 했나?
"무너져서 힘이 없었을 때, 사회생활을 단절하고 집과 음악 작업실만 왔다 갔다 하면서 음악 작업에만 몰입했다. 7~8년 동안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다. 작업실 마이크 앞에 있을 때 숨통이 트이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작업물을 만들면서 저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깨닫게 된 것이 있다. 그렇게 음악을 만들면서 조금씩 되살아났다. 그게 아니었다면 일어서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
- 가수로서의 활동도 생각을 하고 있나?
"아직까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만들어놓은 결과물은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사죄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 빅뱅 팬들은 탑 씨를 기다리면서 빅뱅 영상에 탑 씨를 태그하기도 했다. 그런데 팬 계정을 찾아가 차단을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렇게까지 한 이유가 궁금하다. 혹시 빅뱅을 지우고 싶었나?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사실 소통 창구가 없었다. 한번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계속 잘못 가게 되더라.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소집해제 후 많은 생각이 있었다. 제가 저지른 잘못으로 빅뱅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줬다. 제가 앞으로 혼자 해나가는 부분에서는 뭇매를 맞고 질타를 받는 건 저 혼자 감내하면 된다. 하지만 빅뱅에 제가 들어가면 제 잘못이 빅뱅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다는 죄책감 때문에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2020년부터 팀을 떠나겠다는 얘기를 했다. 빅뱅 멤버들에게 평생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계약 기간이 끝난 즈음,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음악 프로젝트 제의를 받았다. 저로서는 빅뱅으로서의 마지막 프로젝트라는 생각으로 참여했고, 최선을 다해 곡 작업을 했다."
"저는 사실 확실한 건 좋아하는 사람이다. 제가 미안해서, 또 염치가 없어서 떠난 사람인데 재결합을 원하는 팬들이나 아직도 기다리는 팬들에게 희망 고문하고 싶지 않았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20대에 함께 한 너무나 소중한 멤버들이고 가족 같은 존재들이다. 그래서 헤어진 가족사진을 바라보는 것이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정도로 괴롭다. 재결합을 원하는 팬들이나 과거 빅뱅을 그리워하는 분들은 계속 태그해서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데 그걸 보기 괴로웠다. 그동안 사건 사고가 없었다면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을 텐데, 미안한 감정이 있다. 멤버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하는 마음이 절대 아니었다. 헤어진 가족사진을 바라보는 것이 힘든 마음에 그랬던 건데 오해로 확산된거다."
- 지금 빅뱅 멤버들과 연락하나?
"평생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염치가 없어서 떠난 사람이라서 (멤버들에게) 연락을 안 한 지는 조금 됐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그때는 다시 연락하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까지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
- 최근 빅뱅의 MAMA 무대를 봤나? 어땠나?
"빅뱅 무대도 당연히 봤다. 너무나도 멋있게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고, 미안한 마음도 컸다. 응원하는 마음이다."
- 지금은 아니라 할지라도 나중에 빅뱅 멤버들과 무대를 함께 한다거나 재결합을 할 여지는 없나?
"제가 큰 실수를 했고, 햇수로 10년이라는 시간을 멈춰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생각을 했지만 돌아가기엔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다."
- 만약 빅뱅 쪽에서 제안한다고 해도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염치가 없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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