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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설계자' 강동원 "화 없어 고민 했는데, 점점 화 보여…T극대화"


(인터뷰)배우 강동원, 영화 '설계자' 살인 조작 설계자 영일 役 열연
팀원들에게 가스라이팅 하는 CEO, "감정 없는 캐릭터로 톤 잡아"
"결핍 없지만 뭐 하나 하면 끝장 본다, 몇 번을 해도 MBTI는 T"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강동원이 이번엔 청부 살인 설계자로 변신했다. '흑미남'이라는 이요섭 감독의 말처럼 한층 더 날렵하고 서늘한 얼굴로 '설계자'를 이끄는 강동원이다.

오는 29일 개봉되는 '설계자'(감독 이요섭)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분)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정 바오루이 감독의 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한다.

배우 강동원이 영화 '설계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A그룹]
배우 강동원이 영화 '설계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A그룹]

강동원은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 역을 맡아 재키 이미숙, 월천 이현욱, 점만 탕준상과 팀을 이뤄 호흡했다. 여기에 이무생, 김홍파, 김신록, 이동휘, 정은채 등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해 극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특히 '설계자'는 이종석이 사건의 발단이 되는 인물인 짝눈 역으로 특별출연해 강동원과 예상 못 한 특별한 케미를 형성했다. 다음은 강동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땠나?

"청부살인이라는 소재가 신선했다. 하고 싶었던 캐릭터의 느낌도 있었다. 삭막한 캐릭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농담이다.(하하) 그때가 '브로커'와 '천박사' 사이였다. '천박사'가 재미난 캐릭터고 '브로커'는 평범하다. 그러다 보니 장르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었던 순간이다."

- 감정을 배제한 캐릭터다 보니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시나리오에도 그런 캐릭터였나?

"원래도 그런 설정이었고,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다. 연기하는 건 아무래도 대사가 없고 하니 힘들긴 하다. 차라리 코미디나 망가지기가 쉽다."

배우 강동원이 영화 '설계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A그룹]
배우 강동원이 영화 '설계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A그룹]

- 내레이션도 많은데, 톤을 잡아가는 과정이 어땠나?

"기본적으로 저음에 감정 없는 캐릭터로 톤을 잡았다. 조그만 회사긴 해도 CEO다. 소시오패스 같은 면이 있어서 자기 사람들에게 집착하고, 가스라이팅도 한다. 재키에게도 뭐라고 했다가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한다. 월천도 외로운 친구인데, 마치 마음을 줄 듯 말 듯 가스라이팅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짝눈이도 마찬가지다."

- 전사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구축을 했나?

"결핍이 있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살았고, 짝눈과 둘이 자랐다. 짝눈이와 앵벌이를 하다가 어떤 사람이 데려가서는 일을 시키고 배웠다. 거기서 독립을 해서 자기 회사를 차리고 일을 하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서 믿을만한 사람을 찾았던 거다. 정말 필요한 것도 없고 삶의 희망이 없는 사람을 데려다가 일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요양원이나 이름 없는 무덤에 묻힐 사람을 찾은 건데 재키를 제일 먼저 정신병원이나 파고다 공원에서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월천 같은 경우엔 사업이 커지다 보니 사람이 더 필요해서 변장을 잘하는 애를 찾은 거다. 이태원에 가서 그중 제일 절실해 보이는 애로 골라서 영입을 한 것이 월천이다. 월천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한 명 뽑아 달라고 해서 좀 어린데 돈은 필요하고 절대 배신할 것 같지 않은 알바생을 눈여겨봤다. "돈 필요할 것 같은데?" 하면서 데려다 쓴 애가 점만이다. 이걸 저 혼자 생각했을 뿐 팀원들에게 얘기한 적은 없다. 시사회 끝나고 회식하면서 이렇게 캐스팅을 했고 가스라이팅을 한 거라고 얘기했다."

- 팀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그렇게까지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하더라."

배우 강동원이 영화 '설계자'에서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배우 강동원이 영화 '설계자'에서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 배우 본인에게도 결핍이 있나?

"저는 결핍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생각해 본 건 없는데, 알고 지낸 지 30년이 된 음악 하는 친구가 있다. 제가 연기자로 자리를 잡고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걸 보고 "네가 잘 돼서 좋다"라고 하더라. 자기 주변에도 잘 된 사람은 많지만 제가 잘 되어서 좋다고 하더라. 많은 사람이 뭔가 꼬인 것이 있거나 결핍 같은 걸 원동력으로 삼는데 저는 아무것도 꼬인 것이 없고 결핍도 없는 것이 좋다고 했다. 결핍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연히 연기도 더 잘하고 싶어서 노력한다. 진짜 다 잘하고 싶다. 제 성격이 뭐 하나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최근 골프를 시작해서 골프를 더 잘 치고 싶고 다른 운동할 때는 그걸 잘하고 싶고 게임도 진짜 잘하고 싶다. 게임에 빠졌을 때는 프로게이머처럼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 캐릭터를 만들어갈 때 개인적인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이번 영일을 연기할 때 그런 지점이 있었나?

"캐릭터를 잡아갈 때 자기가 가진 것만으로 다 할 수 없고, 아예 그런 지점이 없을 수도 없다. 영일이 같은 캐릭터도 차갑게 동료들을 버리고 계산할 수 있는 캐릭터다. 사람은 누구나 계산을 한다. 그걸 실행에 옮기느냐의 차이다. 속으로는 '이렇게 하면 이익일 것 같다. 이렇게 하는 것이 좋으니 가지 뭐'라고 계산하는 이기적인 지점이 있다. 냉정하고 재수 없는 지점도 있는데 이런 캐릭터를 할 때는 그걸 극대화해서 이해한다. 영일처럼 자랐다면, 그렇게 됐을 수 있겠다고 상상을 한다. '이런 경우라면?', '내가 사형을 당한다면 어떤 감정일까' 생각하기도 하고, 혹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봐온 인물과 비슷한 지점을 흉내 낸다. '검사외전'은 제 고등학교 동창 중 그런 친구가 있다. 3, 4년 전에 다시 만나서 "'검사외전'에서 네 흉내 냈었다"라고 하니까 친구는 "내가 언제 그랬냐"라고 하더라."

배우 강동원과 이종석이 영화 '설계자'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
배우 강동원과 이종석이 영화 '설계자'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NEW]

- 주변에서 많이 찾는 편인가?

"그런 것 같다. '검사외전' 같은 경우엔 외국인들이 자주 출몰하는 바 같은 다니면서 리서치를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재미난 포인트를 찾았는데 외국인들끼리 플러팅 하는 걸 봤다. 재미있어서 그걸 살려야겠다고 했는데 그 친구가 생각났다. 그 친구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얘처럼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도 했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찍기 전에 사형수분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영감을 받는 지점이 있다."

- 혹시 이번에도 참고한 인물이 있나?

"이번엔 없었다. 제 안에서 많이 찾았던 것 같다. T를 극대화했다. 저는 MBTI를 몇 번이나 해도 T만 나오더라.(웃음)"

- 초반에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왜 그랬던 건가?

"저는 주변 연기자들과 비교했을 때 희로애락(喜怒哀樂) 중에 노(怒)가 많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고민이 있었다. 만약 모자란 지점이라고 한다면 화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설계자'를 할 때쯤 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화나는 감정을 알 것 같더라. 재키랑 호흡할 때 좋았는데, 저에게서 분노가 보이더라. 재키에게 화내는 걸 누르는데도 튀어나오는 화가 보였다. '분노가 생겼구나' 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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