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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韓 천만 영화 '7번방', 무엇이 달랐나②


'7번방의 선물'과 '왕의 남자' 비교해보니

[권혜림기자] 이환경 감독의 영화 '7번방의 선물'이 역대 한국 영화 중 8번째로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를 포함, 3~4개월 간격으로 세 편의 한국 영화가 1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셈이다.

지난 2012년 '도둑들'이 '해운대' 이후 3년 만에 '천만 영화' 명예의 전당에 오른 뒤 '광해'는 불과 3개월 만에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광해'가 1천200만 관객을 모은 지 4개월 만에 '7번방의 선물' 역시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7번방의 선물'의 누적 관객수는 지난 23일 오후 8시 경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23일 개봉한 지 32일 만이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애초 흥행을 예견케 했던 '도둑들' '광해'와 달리, '7번방의 선물'은 첫 주연을 맡은 배우 류승룡을 비롯해 스타성보다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던 배우들이 등장, 흥행 결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는 톱배우 군단의 활약으로 눈길을 모은 동시기 상영작 '베를린'의 기세까지 누르며 폭발적 흥행력을 자랑했다.

역대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돌파했던 한국 영화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7번방의 선물'의 기록은 더욱 유의미하다.

'도둑들' '광해'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해운대' '실미도' 등 1천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던 영화들은 스타급 배우 캐스팅을 차치하고서라도 케이퍼, 사극, SF, 전쟁, 재난 등 각기 뚜렷이 내세울 만한 흥행 포인트가 있었다. '블록버스터'라는 수식 없이, 관객과 평단 모두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왕의 남자'만이 예외로 여겨질 법하다.

이는 '7번방의 선물'이 휴먼 코미디 장르 영화 중 최초로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사실로도 이어진다. '7번방의 선물'을 제외하고 역대 박스오피스 중 가장 큰 흥행을 이룬 휴먼 코미디물은 지난 2008년 '과속 스캔들'이다. 총 관객 822만3천266명(이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했다.

그 외에 지난 2011년 736만2천723명을 끌어모은 '써니'와 2005년 643만6천900명을 동원한 '웰컴 투 동막골' 정도가 휴먼 코미디 장르의 연장선상으로 분류될 법한 흥행작이었다. '7번방의 선물'의 흥행 성적은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 사이에서 단연 독보적인 기록인 셈이다.

두 편의 '천만 영화' '왕의 남자'와 '7번방의 선물'의 흥행 양상은 다른듯 비슷해 눈길을 끈다.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비교적 고른 평단의 찬사를 이끌며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면, '7번방의 선물'을 향해서는 완성도와 신파적 서사에 대한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왕의 남자'가 지난 2005년 12월29일 개봉 당시 '야수'(2006년 1월12일) '태풍'(2005년 12월14일) '청연'(2005년 12월29일) 등 다수의 한국 영화 대작과 '킹콩'(2005년 12월14일)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2005년 12월29일)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싸운 것을 떠올릴 때, '7번방의 선물'의 주 경쟁작이 사실상 '베를린'(2013년 1월30일)과 '신세계'(2013년 2월21일)로 좁혀진 것도 대조적이다. 물론 '왕의 남자'가 '7번방의 선물'과 달리 극장가 성수기인 연말에 개봉했다는 사실도 주지할 만하다.

그런가 하면 두 영화의 공통 분모는 톱스타 캐스팅 없이도 관객몰이에 성공, 장기전에서도 흥행에 탄력을 받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왕의 남자'는 연기파 배우 감우성과 정진영, 강성연을 앞세워 탄탄한 완성도를 이뤘고 동시에 신예 이준기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충무로 톱스타로 손꼽을 만한 배우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7번방의 선물'도 그랬다. 주인공 용구 역의 류승룡은 지난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로 '흥행 킹'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지만 '7번방의 선물'이 첫 주연작인 배우였다. 뒤를 받쳐준 이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스타'보단 '배우' 군단의 향취가 물씬 풍겼다. 오달수·김정태·정만식·박원상·김기천·정진영·박신혜 등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과 혜성처럼 나타난 아역 갈소원이 앙상블을 이뤘다.

높은 수익률 역시 '왕의 남자'와 '7번방의 선물'의 공통점이다. '7번방의 선물'에 앞서, '왕의 남자'는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역대 영화들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약 40억 원의 순제작비와 60억 원의 총제작비가 투입된 '왕의 남자'는 1천51만3천715명의 총 관객을 동원해 10.7배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7번방의 선물'에는 순제작비 약 35억 원, 총제작비 58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손익분기점이 약 170만명이었던 이 영화는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약 12배의 수익을 기록 중이다. 이미 '왕의 남자'를 넘어서며 역대 '천만 영화'들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7번방의 선물'은 개봉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일일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어 '도둑들' '광해'를 넘는 최종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3일에는 지난 21일 개봉,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 중인 신작 '신세계'에 불과 600여 명 뒤진 일일 관객수를 기록했다. 장기 흥행을 이끌고 있는 만큼 최종 수익률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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