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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호' KIA는 3년 전 LG와 닮은꼴


연속 시즌 PS 탈락, 마무리 부재, 타선 응집력 부족, 리빌딩 추구

[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가 김기태(46)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목적은 분명하다. 암흑의 터널로 진입하고 있는 팀에 희망의 빛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최근 수 년간 KIA는 명문구단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 상처를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김 감독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김 감독에게는 경험이 있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의 사령탑을 맡아 오랜 암흑기에 종지부를 찍었던 것. 여러모로 당시 LG와 현재 KIA는 닮은 점이 많다. 팀을 하나로 모으는 김 감독 특유의 리더십에도 다시 한 번 기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PS 탈락…'9년 연속' LG, '3년 연속' KIA

김 감독이 처음 사령탑을 맡았던 2012년, LG는 그 전 시즌까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이었다. 김 감독도 당장 팀을 4강에 올려놓지는 못했다. 2012년 LG는 시즌 초반까지 '5할 본능'이라는 말을 만들어내며 버텼지만 결국 7위로 시즌을 마무리, 연속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 기록을 '10년'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3년, LG는 달라졌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마침내 가을야구의 들러리 신세에서 벗어났다. 무려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2014년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진 계속되는 부진에 김 감독은 말 많던 자진사퇴라는 강수를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LG는 4위까지 올라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양상문 LG 감독도 "팀을 잘 만들어준 김기태 감독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KIA는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2009년 V10을 달성한 뒤 2010년 5위로 시즌을 마감, 2011년 4위로 다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지만 이후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KIA가 기록한 순위는 5위-8위-8위다. 아직 LG의 암흑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좀 더 불명예 순위가 누적되다가는 팀 역사를 새로 쓸 수도 있다. KIA가 구단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1998년부터 2001년까지의 4년이다.

◆'마무리 투수 부재'와 총체적 마운드의 열세

2012년 LG도 마운드가 최대 약점인 팀이었다. 특히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점이 고질병으로 지적됐다. '야생마' 이상훈 이후로 내세울 만한 마무리 투수가 없었던 것. 이는 총체적인 마운드의 열세로 이어졌다. 경기 후반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하는 경기가 많았다.

김 감독은 2012년, 외국인 투수 리즈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결과는 실패. 리즈는 볼넷을 남발하다 선발로 돌아섰다 이후 봉중근이 마무리로 전환해 성공을 이루며 LG의 마운드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현재 LG가 탄탄한 마운드를 갖출 수 있게 된 계기도 봉중근의 성공적인 마무리 전환이었다.

현재 KIA도 뒷문이 불안하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어센시오가 마무리를 맡았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전체적인 투수력도 열세다. 지난해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8위(5.82)에 그쳤다. 선발(5.91, 8위), 불펜(5.71, 8위) 할 것 없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마운드였다.

KIA 역시 뒷문이 안정돼야 전체 투수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2009년 유동훈(은퇴) 이후 확실한 뒷문지기가 없었다는 점도 과거 LG의 상황과 비슷하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마무리 후보 2~3명을 놓고 고심 중이다. 더블 스토퍼, 집단 마무리 체제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 현재로선 좌완 심동섭이 최유력 마무리 후보로 꼽힌다.

◆부족한 타선 응집력, 베테랑 타격코치 영입

LG도 마운드만 문제가 아니었다. 3할 타자가 즐비한 타선은 겉보기엔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찬스에서 약했다. 응집력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당시엔 3루에 나가 있던 주자가 홈을 밟는 일이 몹시 어려웠다.

지난해 KIA는 팀 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했다. 9개 구단 중 5위였다. 타고투저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팀 타율이다. 김주찬, 나지완, 이범호 등 이름값 높은 선수들도 꽤 많았다. 하지만 팀 득점은 662점으로 전체 8위에 그쳤다. 안타를 많이 치고도 득점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3년 전 김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경험 많은 타격코치를 모셔올 계획"이라고 밝힌 뒤 김무관 코치(현 SK)와 함께 했다. 김 코치는 LG의 젊은 타자들을 성장시키며 나름대로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도 김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박흥식 코치를 타격코치로 맞았다. KIA의 득점력을 높이고 젊은 타자들의 성장을 돕기 위함이다. KIA에도 아직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리지 못한 김주형(30), 김다원(30) 등 '묵은 유망주' 타자들이 많다.

◆리빌딩…당장 성적보다 멀리 보고 간다

LG에서도 김 감독은 2012년을 7위로 마쳤다. 부임 직후 내부 FA 3명(이택근, 조인성, 송신영)이 모두 팀을 떠났지만, 보상선수로는 즉시 전력감보다 유망주를 선택했다. 경찰청 입대가 결정됐던 윤지웅(이택근 보상), 1군 등판 경험이 4경기에 불과한 고졸 2년차였던 임정우(조인성 보상)는 현재 LG 마운드의 미래 전력으로 커가고 있다.

김 감독은 부임 직후 신생팀 kt의 특별지명으로 이대형을 빼앗기며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3할을 치는 톱타자 겸 중견수 자원을 빼앗겼다는 원성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는 젊은 투수들을 보호선수 명단에 묶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화로 FA 이적한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상무 입대 예정인 젊은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을 지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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