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협상의기술' 이제훈 "첫 '안판석 사단' 긴장, 시즌2 나도 궁금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제훈이 '협상의 달인' M&A 전문가로 완벽 변신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사로잡았다. '협상의 기술'을 제대로 장착하고 엄청난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뽐낸 이제훈이다. 감정을 절제하고 톤을 낮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이제훈은 '안판석 사단'에 잘 녹아들어 또 다시 자신의 이름값을 입증했다.

지난 13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연출 안판석, 극본 이승영)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 윤주노(이제훈 분)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다.

이제훈은 산인 그룹의 11조 원 조달 프로젝트에 투입된 윤주노 팀장 역을 맡아 김대명, 안현호, 차강윤과 한 팀을 이뤘다. 산인 그룹은 11조 원이라는 엄청난 부채를 갚고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M&A 팀 팀장 윤주노의 주도로 산인 건설을 매각하고 이커머스 진출에 도전하며 변혁을 꾀했다.

협상계의 백사(白蛇)라는 수상한 별명과 백발의 강렬한 비주얼로 수많은 소문을 몰고 왔던 윤주노는 과거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산인 그룹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인물. 윤주노의 직속 상사였던 CFO(최고 재무 관리자) 하태수(장현성 분)를 비롯해 회장 송재식, 사모엘 펀드 사람들 모두 윤주노를 몰아내기 위해 혈안이 됐다.

최종회에서는 윤주노가 친형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점보 제약 주가 조작 사태의 진실을 밝히고 범인들을 응징하며 윤주노다운 복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하태수가 사모엘 펀드 임원으로 돌아오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윤주노와의 대결을 예고해 시즌2 가능성을 열어놨다.

짜릿한 전개에 '협상의 기술'은 수도권 11.3%, 전국 10.3%로 두자릿수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또 한 번 이제훈의 저력이 통했다는 의미. 이에 이제훈은 14일 종영 인터뷰를 통해 '협상의 기술'을 마친 뿌듯하고 감격 가득한 소회를 전했다. 다음은 이제훈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시청률 10%를 넘기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 기쁠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가?

"첫 회 시청률(3.3%)보다 3배 이상 나오는 것에서 매우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드라마 시작되고 나서 새로운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유입이 많이 됐다. 처음부터 높은 시청률로 시작해 끝에 가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계속 상향을 하면서 끝난 것이 많이 기쁘다. 다음 주에 또 방송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드라마도 열린 결말로 끝이 나서 이후 이야기가 더 쓰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바람이 있다."

-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본 거로 아는데, 현장이 어땠나?

"영화관을 빌려서 마지막 회를 다 같이 일찍 보고 회식을 빨리했다. 빈말이 아니라 다른 촬영과 비교될 정도로 너무나 행복한 현장이었다.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호흡을 계속 맞춰왔던 사람들이 많다 보니 서로 너무 잘 알고 편안한 현장이었고, 각자 유기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말도 안 되게 촬영이 일찍 끝났다. 드라마든 영화든 그날 찍을 게 많아서 시간에 쫓길 때도 많고 다음을 기약해야 해서 녹록지 않은 것이 있는데 저희는 한 달 스케줄이 나오면 그걸 정확하게 지킨다. 이런 걸 경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안판석 감독님과 같이 한 배우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인가?'라면서 믿지를 못했는데 이번에 경험하게 됐다. 모든 현장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배우들이 준비를 매우 철저하게 했다. '이렇게 완벽하게 준비하면서 흐트러짐 하나 없이 할까?' 놀랐다. 저도, 김대명 선배도 안판석 사단에서 처음 하다 보니 긴장했다. 촬영장 오기 전에 철저하게 준비해서 여유롭고 편안한 사람처럼 보여야 했는데,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고 감독님의 디렉션을 즐겁게 받아들이면서 했다."

- 윤주노 캐릭터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냉철한 판단과 논리적인 분석,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필요했다. 백발도 그렇고 슈트, 안경까지 흐트러짐 없는 것이 중요했다. 어떤 속내를 가진 사람인지 쉽게 예측하고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감정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도 차단된 모습이 보이길 바랐다. 이성적이고 차가운 행동임에도 그 누구보다 인간애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결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말투, 목소리 톤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드라마의 소재가 기업의 M&A고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라 제가 가진 지식이 얕다 보니 윤주노로서 알아야 할 것이 많아 자료 조사도 많이 했고, 시장 경제가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체화해 그 사람처럼 사고하려고 노력했다.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찾아보면서 학습했다."

- 윤주노는 감정이 드러나는 사람이 아니고 톤도 일정하다 보니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무미건조하거나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다. 이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은 없었나? 어떻게 해결하려 했나?

"감정이 드러나지 않아 무미건조하거나 단조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협상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심을 가지고 톤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까 걱정도 있었지만, 결국 이 인물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이냐 했을 때 진짜 협상의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어떤 태도와 자세를 보여주느냐 했을 때 진실성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건 이것이고, 상대가 원하는 건 이것이라 이해 상충이 되지만 이야기를 통해서 서로 좋게 윈윈하게 만들어보자 하는 것이다. 시청자들도 아시리라 생각하고 연기했던 것 같다."

- 최근 들어 작품 성적이 더 좋기도 하고, '협상의 기술' 같은 경우엔 또 다른 지점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만의 작품 선택 기준이 있나?

"영화든 드라마든 많이 보는 편인데, 그 당시 개인적인 관심사가 선택하는 것에서 많이 투영된다. 세상 사람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지 많이 생각하는데, 자신의 시간을 드라마를 보는 데 쓴다. "잘 봤다"라고 할 수 있는, 아깝지 않은 시간을 선사하고 싶다. 시간만 날리고 짜증 난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슬플 것 같다. 최소한 내가 참여한 작품은 관객, 시청자들이 봤을 때 재미있고 가치 있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되돌아봤을 때 꺼내 보고 싶은 것이었으면 한다. 그런 마음을 투영해 선택한다."

- 요즘 트렌드를 관심 있게 보는 편인가?

"매우 그렇다. 어떤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지, 동시대에 어떤 작품이 보여지고 있는지 지켜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작품도 팔로우하는데 요즘은 너무 많아서 다 보지는 못하긴 한다. 하지만 어떤 크리에이터들이 어떤 작품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지 찾으면서 트렌드를 쫓아가려고 노력한다."

- 안판석 감독님이 윤주노와 이제훈 배우가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했다. 본인이 생각할 때 닮았다고 느끼는 점이 있나?

"닮은 점은 없는 것 같은데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윤주노에게 다가가려고 애쓰고 노력했다. 현장에서 많이 웃고 즐기고 하는데, 막상 촬영하면 윤주노는 차분하고 드라이하다. 그 톤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 어떤 지점이 부러웠나?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예전부터 관심이 있어서 이 작품을 더 흥미롭게 봤다. 그리고 윤주노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이렇게 소통하고 이야기를 해야지 좋구나,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구나'를 많이 느꼈다. 저는 감정적으로 휘둘릴 때가 많다. '당연한 건데 왜 못하지?'라면서 스트레스 받고, 그것이 의도치 않게 표출된다. 그러다 보면 좋지 않은 상황이 생기게 된다. 그런 과정에 있어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학습했음에도 감정이 나올 때마다 '나는 왜 이렇지? 한심하다. 부끄럽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윤주노처럼 소통한다면 더 매끄럽게 만들어내고, 현명하다고 느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사람들과 웃으면서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시그널' 시즌2, '모범택시' 시즌3를 촬영하고 있는데, 이렇게 시즌제로 이어지는 작품에 계속 출연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어떤가? 그리고 '협상의 기술'의 다음 시즌도 염두에 두고 있나?

"작품적인 측면에서 시즌제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그널', '모범택시' 등 시즌제는 시청자들의 니즈와 "더 보고 싶다"라는 것이 있어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마만큼의 영광이 있을까 싶고 더 잘하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협상의 기술'도 그런 점에서 시즌제에 대한 바람이 작용하는 것 같다. 만드는 과정도 그렇고, 촬영 후 방송하기까지 넉 달의 시간 동안 생각이 계속 났다. 이 작품도 시청자들에게 온전하게 다가가서 이후의 이야기가 쓰인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도 유입이 많이 되어 시청률이 상향하는 차트를 봤을 때 감사하고, '왜 12부작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대하 드라마처럼 가도 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스토리가 많은 소재이다 보니 시청자들도 계속 (시즌2를) 외쳐주셨으면 좋겠다."

- 결말에 관한 생각도 궁금하다. 윤주노의 복수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부분이지만, 하태수(장현성 분)의 컴백으로 상황이 반전됐다. 그렇게 끝이 난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현장에선 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기업을 다루는 작품으로써 보여주고 다가가기 힘든 특수성이 있는데, 결국 지금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실적이고 보편성이 큰 드라마다. 시청자들은 "저게 말이 돼?" 하실 수 있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다. 저는 살아 숨 쉬는, 생물 같은 드라마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데, 윤주노 팀장과 팀원들이 함께 산인의 11조를 갚아나간다. 아직 2조 5천억이 남았고, 또 펀드 해결 과제가 남았다.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주면 좋겠고, 보고 싶다는 얘기를 나눴다.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보고 싶다. 산인 그룹의 핵심인물이었던 하태수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펀드에 스카우트가 되어 위기로 다가온다. 그런 상대에 맞서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나가는지 시청자로서 기대되고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