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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대상에도 웃을 수 없었다⋯애도·위로의 'MBC연기대상'


국가애도기간 끝난 뒤 첫 시상식⋯수상자들 "유가족에 진심 위로"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30년 만에 MBC에 복귀해 대상을 받은 한석규도, 최우수상 트로피를 품은 이하늬와 이제훈, 유연석도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이들은 수상의 기쁨보다는 아픔을 겪은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먼저 위로했다.

지난 5일 '2024 MBC 연기대상'이 김성주, 채수빈의 진행 속 방송됐다. 지난달 30일 개최 예정이었던 '2024 MBC 연기대상'은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인해 생방송을 취소했고,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뒤인 이날 녹화방송됐다.

한석규가 '2024 MBC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방송3사의 연말 시상식과 축제가 일제히 취소되고 연기된 가운데 참사 다음날 진행된 시상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화려한 의상과 장식 대신 블랙 계열의 심플한 의상을 입고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본격 시상에 앞서 MC 김성주는 "항공기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 연기자들의 마음을 모아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마음은 무겁지만, 한 해 동안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 주인공들에 대한 시상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상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마음을 먼저 전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로 대상을 수상한 한석규는 후배들의 박수를 받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동료 연기자들도 마찬가지일텐데 이런 자리, 이런 행사를 가지는 게 송구하고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다. 연기자들이 하는 모든 일들이 시청자들을 위한 몸짓인데 너무 큰 사건이 터져서 마음이 아프다. 연기자라는 직업으로 어떻게 진솔하게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 뿐이다"고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 프로파일러와 수상한 딸의 치밀한 심리전을 그린 작품으로, 부성애가 빛난 작품이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주제의식으로 한 작품인 만큼, 이번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은 더 크게 다가왔을 터.

한석규는 "제가 하는 일의 가장 큰 주제가 가족이었다. 얼마 전부터 되새겼다. '친밀한 배신자'는 가족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말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 그런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가족을 잃은 분들"이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죄송하다. 송구하고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했다. 한석규는 "큰 슬픔 이겨내시고, 죄송합니다"고 거듭 말한 뒤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무대 아래서 수상소감을 듣던 배우들도 눈물을 떨궜다.

이날 수상자들도 수상의 기쁨을 전하기에 앞서, 제주항공 참사를 애도하며 무거운 마음을 표했다.

'밤에 피는 꽃'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하늬는 "얼마 전에 있었던 사고로 애도를 표한다. 한순간에 유가족이 된 분들에게도 위로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을 수상한 '지금 거신 전화는' 유연석과 '수사반장 1958' 이제훈도 마찬가지였다. 수상의 의미를 담담하게 전한 유연석은 "12년 들어 유독 춥고 가슴 시린 일들이 많다. 고통받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애도했다. 이제훈도 소감에 앞서 "안타까운 참사 희생자들에 명복을 빈다. 유가족 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우수상을 받은 이동휘는 "제가 정말 이렇게 너무 기쁜 일이 있는데, 슬픈 상황 속에서 기쁨을 온전히 즐기기가 참 어렵다. 여기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이 자리에 오실 때 마음이 많이 무거우셨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수상과 베스트커플상 등 2관왕에 오른 채수빈도 "이 자리에 오기 전 너무 가슴 아픈 소식을 들어 진심으로 마음이 아프다.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채수빈은 어두운 계열의 드레스를 입었고, 차분하고 침착하게 시상식 분위기를 이끌었다.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은 서효림은 눈물을 쏟았다. 이날 MBC는 '전원일기'로 조연 배우 최초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故 김수미를 추모하고, 특별감사패를 안겼다. 대리수상한 서효림은 "어머니와 특별한 인연이 있고 저에게도 너무 소중한 곳에서 내년을 바라보면서 행복한 말을 하고 싶었다. 뜻하지 않게 우리가 사랑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너무 아프다. 이제 저의 아픔만 덜어내면 더 밝아질줄 알았는데 연말에 너무 슬픈 소식이 들려오니깐 또 어떻게 감당을 해야되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일을 위해 살고 싶은데, 어머니가 '오늘은 선물이고 내일은 미스테리다'라는 말을 해줬다. 선물인 오늘을 살고 싶다. 우리 모두 다함께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새해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국가애도기간으로 31일 생방송을 취소한 '2024 KBS연기대상'은 오는 11일 오후 9시 20분 KBS 2TV를 통해 녹화 방송된다. 아예 행사 자체가 취소된 SBS 연예대상은 오는 29일 설날에 생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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