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에서 등번호 '10' 은 상징성이 크다.
구단 역사상 유일하게 영구결번된 故 최동원의 현역 선수 시절 등번호 '11' 만큼이나 그렇다.
그런 10번에 어울리는 주인공이 다시 롯데에 합류했다. 이대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10번이 새겨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롯데호텔 월드점 지하 1층 사파이어홀에서 열린 공식 입단 회견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6년 만에 다시 '10번 이대호' 유니폼을 착용했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이대호가 지난 2011시즌 종료 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 뒤 롯데에서 10번은 한동안 주인이 없었다. 등번호가 주는 무게감이 남달랐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2014시즌 개막을 앞두고 하준호(현 kt 위즈)가 10번을 선택했다. 그에 앞서 2013년 당시 신인 투수였던 송창현이 비어있던 10번을 골랐다. 하지만 그는 10번 롯데 유니폼을 받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되면서 롯데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없었다.
하준호가 2015년 5월 kt로 이적하면서 10번은 당시 트레이드에 포함돼 롯데로 자리를 옮긴 안중열이 잠시 사용했다. 그는 11일간 10번을 달다 2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다시 비어있던 10번은 좌타 거포 기대주로 꼽힌 김대우가 사용했다.
오래가지는 않았다. 김대우는 22번으로 다시 등번호를 변경했고 지난 시즌 황재균이 차지했다.
황재균은 13번에서 10번으로 등번호를 바꾼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롯데에서 뛴 국내선수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20-20 클럽'(20홈런 20도루 이상 달성)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오프시즌들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즈 진출에 도전장을 냈다. '10번' 황재균은 지난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으며 메이자리그 도전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황재균의 미국 진출로 10번은 다시 임자 없는 번호가 될 수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샌프란시스코행이 발표된 같은날 이대호는 친정팀과 전격 계약했다. 10번은 자연스럽게 옛 주인을 다시 찾은 것이다.
이대호에게 올 시즌은 남다르다. 롯데 복귀 후 맞는 첫해다. 8개 구단 체재로 KBO리그가 진행되던 2011년과 다르다. 그가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던 사이에 두 팀이나 더 늘었다. 롯데는 통합 창원시와 경남 일부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와 지역 라이벌이다.
그런데 롯데는 지난 시즌 NC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졌다. 지역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16차례 맞대결해서 단 1승만 올렸다. 1승을 올린 뒤 내리 14연패를 당했다. KBO리그 원년 멤버 중 한 팀인 롯데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상대전적 결과다.
이대호는 "롯데가 NC에게 밀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는 아닐 것"이라며 "우리팀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역 라이벌이라는 말에 걸맞는 경기를 팀 동료들과 함께 꼭 보여드리겠다"며 "마산·창원지역에 롯데 팬들이 아직 많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창원 마산구장이 아닌 사직구장으로 팬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나 또한 많이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이대호의 합류로 올 시즌 롯데-NC전은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이대호와 나성범(NC) 신구 거포 맞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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