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력의 차이…'차이나 머니'의 힘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굴라트와 알란의 결정력이 2-2를 만든 거죠."

연습했던 경기력을 모두 보여주며 홈 첫 승을 눈앞에 뒀지만 지난해 괴롭힌 순간의 실수가 또 무승부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어차피 경기를 더 치러야 하기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수원 삼성은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조나탄과 산토스가 골맛을 봤지만, 히카르두 굴라트와 알란에게 실점하며 승리를 놓쳤다.

여러모로 수원에는 아쉬운 경기였다. 위력적인 코너킥을 활용한 두 번의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터뜨리며 브라질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광저우 감독으로부터 "세트피스를 정말 잘한다"라는 찬사까지 들었지만, 무승부를 승리로 바꾸지는 못했다.

서정원 감독은 개인 기량의 차이를 조직력으로 극복하겠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경기도 의도대로 흘러갔지만 '차이나 머니' 효과는 확실했다. 두 번의 실점 모두 굴라트, 알란의 너른 시야와 결정력에 무릎을 꿇었다.

서 감독은 항변했다. 그는 "2실점은 수원 수비의 실수로 초래한 것이면 문제였겠지만 상당한 능력자들의 결정력에 당했다. FC서울도 헐크의 슈팅 한 방에 당한 것 아니냐. 그와 같은 맥락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광저우 외에도 2라운드를 치른 중국 슈퍼리그 팀들은 하나같이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증명했다. 1라운드에서 헐크의 묵직한 중거리 슈팅으로 서울에 1-0으로 이긴 F조의 상하이 상강(중국)은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의 홈 2차전에는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여줬다.

헐크가 1골 2도움, 오스카 1골, 엘케손 1골 등을 앞세워 시드니를 5-1로 대파했다. 전반에만 4골을 퍼붓는 등 시드니를 압도했다.

역시 종료 직전 하미레스의 결정력 한 방으로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이긴 H조의 장쑤 쑤닝(중국)도 홈으로 돌아가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에 시종일관 우위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알렉스 테셰이라의 두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1실점도 후반 종료 직전에 내줬다는 점에서 장쑤의 완승이었다.

점수 차에서 볼 수 있듯이 K리그 팀들과는 비기거나 1골 승부였다. 개인의 결정력이 승부의 희비를 갈랐다. 수비 집중력을 살리고도 순간의 틈을 허용하면 여지없이 골이 터졌다. 수원도 조직적인 지역 방어를 했지만 굴라트의 개인 능력에 실점했다.

한국 팀들은 1라운드 스스로 한 골도 넣지 못해 걱정이 컸지만 2라운드에서는 서울을 제외하고 개선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향후 중국 클럽들의 경기력이 더 올라오면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더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구단들로선 집중력을 더 보여주면서 자신 있게 상대의 이름값에 신경을 쓰지 않는 플레이가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