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벤치 설움을 스스로 날린 손흥민(25, 토트넘 홋스퍼)이다.
손흥민은 12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리시 FA컵 8강전에서 밀월(3부리그)을 상대로 해트트릭에 도움 1개를 해내며 6-0 대승을 이끌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최고의 활약이었다. 지난달 19일 풀럼FC와의 FA컵 16강전 이후 4경기 만에 선발 출전했다. 벤치에서 교체 요원으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밀월이 3부리그지만 런던 연고로 라이벌 의식도 있었고 쉽게 전력 파악이 힘든 FA컵이라는 점에서 매우 어려웠던 경기였다. 지난 1월 29일 위컴비 원더러스와의 32강전에서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4-3으로 겨우 이긴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골 감각은 대단했다. 전반 10분 만에 해리 케인의 부상 이탈로 오른쪽 측면 공격수에서 원톱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밀월이 강하게 압박하고 원정 응원을 온 팬들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는 상황에서도 실력 보여주기에 나섰다. 41분 전매특허인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왼발 감아 차기 슈팅으로 골맛을 봤다. 알고도 당하는 슈팅이었다.
후반 9분 중앙선 부근에서 트리피어가 연결한 롱패스를 그대로 오른발 발리 슈팅해 골망을 흔들며 경기 감각이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수비수가 옆에 있던 상황에서 볼을 한 번 본 뒤 그대로 슈팅했다. 추가시간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왼쪽 측면 가로지르기를 왼발 발리 슈팅해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한국인 최초 잉글랜드 무대 해트트릭이라는 자연스러운 욕심을 숨기지 않은 결과였다.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박지성이나 설기현 등 선배들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이날 경기 후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부여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또, FA컵에서만 6골을 넣으며 아담 모건(커즌 애쉬톤)과 함께 득점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2위 중 시오 월콧(아스널, 5골)을 제외하면 모두 4강에 오르지 못해 득점왕을 노리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이날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플랫3에서 자리가 없다는 아쉬움을 깨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올 시즌 3-4-3 또는 3-4-2-1 포메이션을 구성해 나서고 있는데 손흥민은 델레 알리와 에릭센의 활약에 뛸 곳이 없었다. 그러나 이날 케인이 부상으로 부재한 상황에서 완벽한 결정력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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