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엄현경은 12년째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다.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지난해부터 MC를 맡고 있는 예능 '해피투게더'를 통해서다. "이러다 연기 못 한다"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엄현경은 화제의 드라마 '피고인'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보란듯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엄현경은 지난해 2월 KBS2 '해피투게더'에 인턴 MC로 합류한 이후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1년 넘게 활약하고 있다. 그 사이 연기를 쉬었다. 지난해 1월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다 잘될 거야'가 마지막 작품이다. '피고인'에 들어가기 전까지 꼬박 1년을 예능인으로 지낸 것.
흔히 예능에서의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연기를 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엄현경 역시 지인들에게 그런 걱정 어린 말들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주변에서 걱정을 해주시는데 난 사실 예능에 대한 부담감은 원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다 연기 못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귀에는 안들어왔어요. 제가 사실 그런 걱정을 할 단계는 아니잖아요.(웃음) 오히려 민폐가 될까봐 걱정이었어요. 게스트로 나갔을 때야 MC 분들과 제작진 분들께서 다 만들어주신 거고 고정은 너무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엄현경은 처음 게스트로 나갔을 때의 모습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뻔뻔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결과 이젠 '해피투게더'에서 빠지면 서운한 홍일점이 됐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 때마다 유재석 등 MC들이 '걱정 말라. 가만히만 있어도 된다'고 다독여줬고 이는 큰 힘이 됐다.
'해피투게더'를 하면서 성격도 변했다. 엄현경은 "낯을 가리고 내성적이었는데 이젠 쉽게 어울리고 장난도 친다"고 말했다.
예능에서 자리를 잡은 엄현경은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드라마 중에서도 색채가 짙은 장르물 '피고인'에 캐스팅 됐고, 예능과 병행해야 했다. 엄현경은 '피고인'에서 도산한 재벌가의 딸로 뜨거운 욕망을 감추고 살아가는 나연희 역을 맡았다. 극과 극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해피투게더'는 밝은 분위기니까 쉽게 동화돼서 하게 되고 '피고인'은 어두운 분위기가 장악하니까 또 자연스럽게 연희가 나왔어요. 오히려 연희의 답답했던 부분을 '해피투게더'에서 해소하기도 했어요.(웃음)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풀렸고 그게 아니었다면 우울했을 것 같아요."
엄현경은 출중한 연기력의 지성, 엄기준 사이에서 본인의 몫을 훌륭하게 해냈다. '해피투게더'의 엄현경이 '피고인'의 나연희에게 묻어나지 않았다.
"작품에 피해가 될까봐 걱정을 했고 첫 등장했던 신 이후에 댓글들을 찾아봤어요.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하니까요. 그런데 '해피투게더'와 '피고인'의 엄현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들이 많아서 정말 눈물이 날 뻔했어요. 따로 봐주신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하고 뿌듯해요."
스스로 아쉽다고 느끼는 부분도 물론 있다. 극중 나연희는 감정을 겉으로 확 드러내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작은 변화만으로 디테일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엄현경은 "모든 게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크게 깨달은 바가 있다.
"부끄럽지만 10년이 된 시점에서 이제야 연기가 이런 거라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연기는 정말 알면 알수록 어렵지만 '피고인'을 통해 이제야 연기자로 한 발 내딛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지금 고민이 제일 많아요. 이제 연기자 엄현경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죠."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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