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성숙함을 얻고 돌아가는 이승우(19, FC바르셀로나 후베닐A)다.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이 되며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자원으로 올라섰다.
이승우는 이번 U-20 4개국 대회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25일 온두라스전에서 정태욱(아주대)의 골에 정확한 가로지르기로 도움을 해냈고 27일 잠비아전에서는 두 골을 몰아쳤다. 특히 잠비아전에서 보인 재치있는 칩샷 득점은 탄성을 자아냈다.
30일 에콰도르전에서는 벤치에 대기한 뒤 후반 시작과 함께 오인표(성균관대)를 대신해 등장했다. 전반부터 이승우가 전광판에 등장하면 환호가 쏟아졌고 후반에 투입되자 박수가 나왔다. 그만큼 이승우에 대한 기대감이 남달랐다.
이승우는 좁은 공간을 현란한 드리블로 파고들며 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두 차례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탄력 넘치는 움직임은 인상적이었다. 에콰도르 수비 두 명이 접근해도 가볍게 공간을 만들어 나왔다. 때로는 볼에 대한 욕심이 커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신태용호 공격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은 확실하게 확인했다. 지난 1~2월 포르투갈 전지훈련 당시와 비교해도 몸놀림이 상당히 나아졌다.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공간 활용이나 슈팅 타이밍 등 모든 것에 여유가 생겼다.
특히 늘 자신을 괴롭히던 상대와의 피지컬 전쟁은 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승우는 포르투갈 전지훈련 때와 비교해 가슴이 넓어지는 등 신체적으로도 크게 향상됐다. 쏟아지는 피지컬 질문에도 "문제없다. 운동도 많이 했고 자신도 있다"며 호쾌한 모습을 보였다.
테스트 이벤트였던 4개국 대회가 팀에 녹아드는 데 있어 정말 좋은 기회였다는 이승우는 제주 에콰도르전을 0-2로 패한 뒤 "월드컵 직전 중요성이 큰 대회였다는 것을 선수들 모두 알고 있다. 열심히 해서 2승을 했고 어쨌든 우승도 했다. 선수들이 안이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에콰도르전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작은 대회이지만 우승을 했다는 것 자체는 기분이 좋은 일이다. 그는 "U-20 월드컵이 워낙 중요한 대회이니 다들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클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팀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 완성도가 70% 수준인데 본선까지 100%로 만들겠다"며 강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워 사고가 자유롭다. '스페인화' 됐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는 이승우는 늘 화제의 대상이다. 잠비아전 후반 36분 정태욱이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치료 과정에서 응급차가 조금 늦게 들어오자 거친 언행을 한 것도 화제가 됐다. 이 모습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승우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잠비아전 직후 정태욱의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그 장면은 말하기 그렇다"며 최대한 정태욱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에콰도르전이 끝난 뒤 우승 세리머니에는 정태욱의 유니폼을 들고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그는 "(정)태욱이 형은 잊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정말 오래 같이 해왔다. 분명 일어서 돌아올 것이다"며 믿음을 나타냈다.
한국과 스페인을 오가는 일상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그는 "솔직히 비행기를 타는 것이 힘들지만 금방 회복하니 괜찮다"며 의젓함도 보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신태용호의 중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이진현(성균관대)이 깜짝 등장했고 임민혁(FC서울), 한찬희(전남 드래곤즈)에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김정민(금호고)까지 자신과 연계 플레이를 할 줄 아는 개성 넘치는 자원들이 승선 경쟁을 벌인다.
그는 "누구와 뛰든지 문제는 없다. 형들이 많이 도와준다. 그만큼 (앞선에서) 내가 잘해줘야 한다"며 하나의 팀을 위해 뛰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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