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흐름을 바꿔놓는 능력은 역시 탁월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무어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번리전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달 28일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을 치르고 복귀해 피로 회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이 지난달 13일 밀월과의 FA컵 8강전 발목 부상으로 복귀 시점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에서 빈센트 얀센을 선발로 내세운 토트넘은 전반 번리의 강력한 수비에 애를 먹었다. 얀센이 몇 차레 기회를 만들었지만 슈팅은 골문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얀센을 지원하는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후반 21분 에릭 다이어의 선제골도 수비가 걷어낸 볼을 잡아넣은 것이다. 여러모로 얀센은 케인의 대체자가 되지 못했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마지막 교체 카드로 얀센을 빼고 손흥민을 넣었다. 적은 시간이지만 충분히 경기를 이끌 힘이 있다는 믿음이 작용했다.
손흥민은 직선적이면서도 좌우를 폭넓게 활용하는 움직임으로 번리 수비진을 흔들었다. 31분 골대 옆 그물을 흔들기는 했지만, 위력적인 슈팅으로 골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1분 뒤인 32분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다. 에릭센이 상대로부터 볼을 가로채 오른쪽으로 뛰어가는 알리에게 연결했다. 알리는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치고 들어가 왼편으로 들어오는 손흥민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손흥민은 수비의 방해를 뚫고 왼발로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신체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상황을 만들며 넣은 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얀센이 부진으로 이적설이 돌고 있는 데다 손흥민과 주전 경쟁을 벌였던 에릭 라멜라가 장기 부상으로 이탈, 사실상 손흥민 카드로 잔여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이날 1위 첼시(69점)가 크리스탈 팰리스에 1-2로 패하면서 2위 토트넘(62점)과 승점이 7점차로 좁혀져 역전 우승 가능성이 남았다. 손흥민이 우승 경쟁에 충분한 역할이 가능함을 확인시켜줬다.
또한, 토트넘의 위력적인 공격 2선인 에릭센, 알리와의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다시 한번 신뢰를 구축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밀월과의 FA컵 8강에서 해트트릭을 할 당시 에릭센과 알리로부터 모두 도움을 받은 손흥민이다. 또 한 번 이들과 삼각 편대 구성에 성공하며 케인 복귀 전까지 충분히 호흡 가능하다는 것도 과시했다.
시즌 종료 전까지 A매치를 치를 일이 없어 컨디션 유지가 가능한 편이다. 시리아전의 부진으로 만회할 무대가 필요했다. 다행히 뛰어난 활약으로 케인의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시즌 내내 주전과 교체를 오갔던 손흥민으로선 주전 안착 적기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2014~2015 시즌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세운 아시아 선수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8골)과 동률을 이뤘다. 9경기가 남아 있어 충분히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시즌 전체로는 15호골이다. 1985~1986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뛴 차범근의 19골에 4골 차이로 접근했다. 5골을 넣으면 한국인 선수 유럽 최다골 기록을 새로 쓴다. 리그 9경기에 FA컵 첼시와의 준결승 등 아직 뛸 경기가 많이 남았다. 또 하나의 신화를 향해 전진 중인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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