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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엔진' 신형민의 헌신…전북 수비의 변화


4경기 1실점에 수비 보호자 역할 톡톡, 자신보다 동료 칭찬 바빠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는 시즌 시작부터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로페즈는 지난해 11월 아시아 축구연맹(ACL) 챔피언스리그 알 아인(UAE)과의 결승 2차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 파열 부상으로 6개월 재활 진단을 받아 전력 외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미드필드의 양 축인 이재성, 이승기에 공격을 위해 영입한 마졸라까지 '자의 반 타의 반'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동국까지 부상에서 회복 중인 가운데 중앙 수비수 이재성도 지난 2일 FC서울과의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를 앞두고 팀 훈련 중 부상으로 빠졌다.

김보경, 김신욱, 김진수, 이용, 최철순이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아 훈련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서울전을 사흘 남겨뒀던 지난달 30일에서야 본격적인 훈련을 할 정도로 조직력을 쌓는데 애로점이 있었다. 김진수의 프리킥이 골망을 가르며 1-0으로 이겨 결과를 챙긴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리더는 있어야 했고 중앙 미드필더이자 스위퍼까지 가능한 신형민(31)이 조용히 선수들을 다독였다. 올해 주장에 선임된 신형민은 과묵하지만 할 말은 하는 캐릭터로 선수단을 꽉 잡고 있다고 한다.

전북 관계자는 "신형민은 맺고 끊음이 명확한 캐릭터다. 선수들에게도 장, 단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준다. 대표팀 차출과 부상자로 훈련 숫자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즐겁게 하자', '집중하자'는 말로 선수들을 독려하더라"고 전했다.

포항 시절 신형민은 소리없는 엔진이었다. 황진성(강원FC), 이명주(알 아인), 김승대(옌볜 푸더) 등 앞선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돋보이게 청소부 역할을 자임했다. 최강희 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미드필더였고 2014년 알 자리라(UAE)에서 포항이 아닌 전북으로 복귀해 빠르게 자리 잡았다.

신형민은 경기에서도 플랫3 또는 플랫4로 수비로 변화하는 전북 수비진의 최후 수호자다. 수비진 앞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역할을 문제없이 소화하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와의 개막전 2-1 승리 이후 3경기 모두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서울전은 더 어려웠다. 신형민의 앞선에는 경기 경험이 부족한 3년차 장윤호가 김보경과 짝을 이뤄 나섰다. 후방에는 신인 김민재가 최강희 감독으로부터 "소극적이다. 도전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은 임종은과 호흡을 맞췄다. 데얀, 박주영, 주세종 등이 있는 서울에 척추가 흔들리기에 그만이었다.

하지만, 신형민은 철통 방어로 서울 공격을 막았다. 후반 초반 박주영, 데얀 투톱이 측면을 흔들자 곧바로 선수들의 위치를 지정해주며 안정을 유도했다. 세트피스 시에는 김진수, 김보경에게 다가가 상대 수비벽 위치에 따른 킥 방법을 조언하는 등 노련미를 뽐냈다. 상황에 따라 공격 진영까지 올라 슈팅도 시도하며 포지션에 맞는 역할을 무리 없이 보여줬다.

신형민은 "수비 앞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했는데 워낙 좋은 선수들이라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부상자가 빠져도 대체 가능한 자원들이 있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전북은 훈련을 고강도로 실전처럼 한다. 신형민도 2014년 전북에서 한 시즌을 뛰고 2015~2016년 안산 무궁화(현 아산 무궁화)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팀으로 복귀해 더 빡빡해진 훈련 강도를 보며 놀란 바 있다. 해외 이적을 고려하다 전북에 남기로 한 것도 전북의 향상된 수준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 훈련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실력이나 투지들이 다들 좋다. 각자가 가지지 못한 것을 보완해준다. 그래서 지금도 (부상자가 많아도) 조화를 이루는 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국가대표 차출에 따른 훈련 공백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에도 4~5명씩 빠지지 않았는가. 선수단 운영에 애로사항이 많지만 서로 내색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으니 참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형민은 최 감독의 '5월 초 결과론'에 동의한다. 최 감독은 "지금은 경기 내용이 그리 좋지 않아 결과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5월 초까지는 그래야 한다"며 경기력 완성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신형민도 "매 경기 상황에 따라 전술 변화가 있다. 이를 잘 대처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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