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타선이 화끈하게 살아났다. 앞선 6경기에서 주전들의 '고른 부진(?)'으로 매경기 어려운 승부를 자초했던 기억을 훌훌 털면서 너나할 것 없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8일 잠실구장.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앞둔 두산 덕아웃은 조용했다. 토요일 오후의 한적한 분위기가 한 몫했지만 웃을 일 없는 선수단의 요즘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야구인들은 꾸준한 연습이야말로 타격부진을 만회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전날 밤에도 두산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배팅머신에서 방망이를 돌리며 땀을 비오듯 흘렸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감독은 너무 무리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기전 덕아웃을 찾은 취채진에게 "어제 경기 끝나고도 선수들이 무지하게 치더라. 기계에다 백날 치면 뭐하나. 힘만 빠진다. 자제 좀 시켜야겠다"고 말했다.
굳이 무리할 필요 없다는 뜻이지만 지도자라면 선수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대견스럽기 마련이다.
경기가 시작하자 두산 타선의 땀방울은 결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발투수 유희관의 난조로 2회초까지 1-5로 끌려갈 때만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듯했다.
그러나 2회말 공격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타선이 터지기 시작했다. 1사 뒤 허경민이 중전안타, 최재훈이 볼넷을 고르자 김재호는 중전적시타로 만루 찬스를 이었다. 후속 민병헌이 넥센 선발 오설리반의 공을 짧게 밀어쳐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후속 김인태의 1루수 땅볼은 홈에서 포스아웃으로 연결됐지만 2사 만루에서 이번엔 에반스가 힘을 썼다.
우타석의 에반스는 깨끗한 좌전안타로 김재호와 민병헌을 내리 불러들이면서 경기를 4-5까지 끌고 갔다. 계속된 2사 1,2루에선 4번타자 김재환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로 주자 2명의 득점을 다시 인도했다. 6-5 역전.
비록 두산은 7회 박건우의 수비실책과 불펜의 난조로 리드를 날렸지만 두산 타선의 초반 집중력과 폭발력은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하던 이전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우승을 경험해봤기 때문인지 분위기가 다운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 믿어야 한다"고 했다.
타자들의 타격감에 더해 마운드의 안정화라는 숙제도 재확인한 경기였다. 이날 두산은 넥센에 재역전을 허용한 끝에 10-13으로 패했다. 다만 6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끈질긴 추격전으로 3점을 더 얹은 것은 덕아웃 입장에서 꽤 고무적이었다.
타선의 활발한 타격에도 어려운 경기 끝에 두산은 연패가 3경기로 늘어났다. 타자들의 활약과는 상반되게 상대 타선에 뭇매를 허용한 투수진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한 가지 숙제를 더 해결해야 하는 두산 선수단이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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