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1999년의 추억을 되살린 레트로 매치는 흥미 만점이었다.
전북과 포항은 23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7라운드를 치렀다.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FA컵 32강 탈락의 아픔을 씻기 위한 양팀의 치열한 경기는 팬들의 보는 재미를 높였다.
이날 경기는 1999년으로 되돌아갔다. 양팀이 그 당시 입었던 유니폼을 착용하고 나선 것, 전북은 녹색에 노란색이 섞인 '그린셔츠'를 입었다. 포항은 '시안블루'로 불리는 하늘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전북은 1995~1998년 파란색 바탕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1999년 모기업 현대자동차가 본격적으로 구단 직영 운영에 뛰어들면서 전라북도를 상징하는 녹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연고지 정착의 원년이었던 셈이다.
그동안 타 프로스포츠에서 과거 유니폼을 입고 맞대결을 했던 적은 있지만, 축구는 없었다. 수원 삼성이 지난해 용비늘 유니폼을 입고 나섰지만 상대팀은 최근 유니폼을 입고 나서 '레트로 매치'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은 달랐다. 포항이 올해 원정 유니폼을 과거로 되돌리면서 전북과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경기가 성사됐다. 포항 관계자는 "옛 유니폼에 대한 포항 팬들의 만족도가 높다. 전북도 과거 디자인을 약간 고급스럽게 변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 관계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유니폼이다. 과거 전북 다이노스 시절의 엠블럼까지 같이 새겼는데 만족도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종종 이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밖 매대에도 1999년 유니폼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꽤 긴 줄이 형성됐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서로 옛날 유니폼을 입으니 묘하다. 지금 포항의 시안블루의 경우 가슴 스폰서가 모기업 포스코가 아니라 통신사와 주택은행이 들어가 있었다. 내가 건의해서 한 것인데 나중에는 포스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포항 공격수 양동현도 "유니폼 디자인은 옛날 것이지만 느낌은 새 것 같다. 과거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과거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인지 양팀은 앞뒤 보지 않고 화끈하게 싸웠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전북이 더 강하게 포항을 압박했고 전반 2분 정혁의 프리킥 골과 후반 11분 김신욱의 추가골까지 터지는 등 공격적인 경기가 이어졌다. 1999년 '승점자판기'로 불렸던 약체였던 전북은 없었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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