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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부진' 두산, 5년 전 삼성이 될 수 있을까


26경기 12승1무13패…주축 선수 슬럼프 탈출에 기대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두산 베어스가 힘겨운 개막 첫 한 달을 보냈다.

두산은 지난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0-6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개막 후 한 달간 26경기 12승 1무 13패로 승패 마진 '-1'을 기록하게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부임한 2015년 이후 가장 좋지 못한 시즌 출발이다.

지난 2년간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강하게 치고 나갔다. 2015 시즌 4월 24경기 16승8패, 2016시즌 4월 24경기 17승6무1패로 개막 첫 한 달을 1위로 마감했다. 지난해 우승 전력이 고스란히 유지된 채 맞은 올시즌 현재 7위에 위치한 두산의 순위가 어색한 이유다.

초반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우승을 이끈 주축 멤버들의 부진이다. 포수 양의지(타율 3할9리·3홈런·15타점)·외야수 민병헌(3할4리·2홈런·11타점) 김재환(타율 3할5푼2리 5홈런 16타점)·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타율 3할4리 5홈런 15타점)를 제외한 모든 타자들이 초반 슬럼프에 빠졌다.

두산의 내야를 철옹성으로 만들었던 키스톤 콤비 김재호(타율 2할3푼6리·8타점)와 오재원(타율 1할7푼4리 2타점)은 동반 부진에 빠지며 팀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타율 3할1푼6리 27홈런 92타점으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은 오재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시즌 1할9푼5리 1홈런 11타점으로 극심한 난조에 빠졌다.

외야에서도 박건우의 초반 슬럼프로 인한 공백이 느껴진다. 지난해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83타점 17도루를 기록하며 신성으로 떠올랐던 박건우는 믿기 힘든 부진에 빠졌다. 타율 1할8푼 1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2016 시즌 70승을 합작해냈던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 선발진도 보우덴의 부진으로 균열이 생겼다. 지난해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두산 선발의 한 축이었던 보우덴은 올시즌 2경기 6.1이닝 1패 평균자책점 7.11로 난타당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팀 답지 않은 4월을 보낸 두산의 행보는 지난 2012년 삼성 라이온즈와 닮아 있다. 삼성은 2012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2003 시즌 56개의 홈런으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 작성과 함께 일본으로 떠났던 '라이언킹' 이승엽이 돌아왔고, 2011 시즌 통합우승의 주역인 정현욱 권혁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진이 건재했다. 여기에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하며 막 전성기에 돌입한 최형우가 있었다.

하지만 2012 시즌 개막 후 삼성은 잔인한 4월을 보냈다.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패한 것을 시작으로 4월 17경기를 7승10패로 마쳤다. 5월 26경기에서 14승1무12패를 기록하며 겨우 5할 승률을 맞출 수 있었다. 취임 첫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끌며 '야통'(야구 대통령)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얻었던 류중일 당시 감독은 그저 팀의 패배를 바라만 본다며 팬들의 아유를 받아야 했다.

당시 삼성의 부진 역시 우승 주역들의 부진과 맞닿아 있다. 2011 시즌 타율 3할4푼 30홈런 118타점으로 홈런왕 등극과 함께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최형우는 2012년 심한 기복을 보였다. 4월 16경기에서 타율 1할6푼4리 무홈런 4타점으로 부진하며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5월 중 2군으로 내려가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2011 시즌 타율 2할9푼4리 2홈런 24타점 33도루로 신인왕을 차지했던 배영섭도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첫 4경기에서 안타가 없었고 이후 19타수 만에 시즌 첫 안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5월 중 톱타자 자리를 내려놓고 2군행 지시를 받았다.

첫 두 달을 힘들게 보냈던 삼성은 6월부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삼성은 6월 승패 마진을 '+6'으로 마친 후 치고 나갔다. 안정을 되찾은 삼성은 전반기 44승2무31패를 기록하며 1위로 마무리했다. 후반기에도 강력한 전력을 뽐내면서 80승2무51패로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정규시즌 2위 SK와 8.5 경기 차이를 보이며 여유 있게 우승을 달성한 셈이다.

삼성은 팀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타격에서는 이승엽 박석민 박한이가, 마운드에서는 '돌부처' 오승환을 필두로 안지만 장원삼 배영수 미치 탈보트 등이 제 역할을 해줬다. 초반 투·타 밸런스가 어긋나긴 했지만 팀 전력이 붕괴된 상태는 아니었다.

올시즌 현재 두산이 놓인 상황과 비슷하다. 예상외의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팀 자체가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니퍼트(2승2패 평균자책점 2.20) 유희관(2승 평균자책점 3.93) 장원준(2승2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여전히 건재하다. 타선의 기복이 심하기는 하지만 민병헌 김재환 양의지 등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있다. 마냥 여유를 부릴 상황은 결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즌 전망 자체를 비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두산이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반대로 우승 후유증에 시달리며 힘겨운 시즌이 계속될지 5월 한 달이 중요해졌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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