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큰 경기에서 강한자가 스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이런 명제를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옮겨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3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3-0 완승을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호날두였다. 이날 호날두는 해트트릭을 해냈다. 8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독일)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이다. 이 골로 호날두는 8시즌 연속 UCL 10골 이상을 이어가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AT마드리드는 수비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라 호날두도 골을 넣기 쉽지 않다. 레알 마드리드의 가장 확실한 선택지는 세트피스였다. 아크 부근에서 프리킥 기회라면 더 좋다. 호날두의 전매특허인 무회전 프리킥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는 코너킥을 해도 헤딩 능력이 생각 이상으로 좋다.
결국 호날두는 전반 10분 스스로 결정력을 보여줬다. 라모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가로지르기를 헤딩해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 두 명이 앞뒤에서 호날두를 막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점프력이 좋은 호날두에게는 근접 방어가 무의미했다.
후반 레알은 중요한 수비수 카르바할의 부상으로 몬레알 나초가 긴급 투입됐다. 전체 틀이 바뀌는 큰 변화였다. 그러나 호날두가 팽팽한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28분 벤제마가 아크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흘린 볼을 호날두가 잡아 오른발로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이 장면은 호날두의 발기술이 돋보였다. 벤제마의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디에고 고딘의 태클에 막혀 볼이 뒤에 올랐지만 골바로 볼을 잡아 한 번 트래핑 후 그대로 슈팅했다. 사비치가 몸을 날려 각도가 순간 좁아졌지만, 워낙 많이 해봤던 슈팅이라 어색함이 없었다.
41분에는 호날두의 개인 능력의 결정체였다. 루카스 바스케스가 엔드라인 부근에거 뒤로 흘린 볼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잡았다. 몸의 중심 축이 조금 뒤로 기울어져 있었지만 딱 한 번 볼을 건드려 멈춰 세운 뒤 AT마드리드 수비가 다가오기 전에 빠른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호날두는 조별리그에서 2골만 넣었다. 다른 시즌과 달리 조별리그 골 수가 적어 이해하기 어려운 부진이었다. 16강전에서는 침묵했다.
그러나 뮌헨과의 8강전에서 확실한 결정력으로 골잡이의 능력을 과시했다. 1차전 원정에서 두 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안겼고 2차전에서는 해트트릭으로 4-3 승리를 견인했다.
UCL 통산 103골을 기록했다. 절반이 넘는 52골은 조별리그가 아닌 토너먼트에서 터졌다. 토너먼트는 16강 이후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그만큼 호날두가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결정력이 더 좋다는 뜻이다. 이 덕분에 레알도 12번째 유럽 정상에 한 발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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