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지난 1월이었다.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백승호(FC바르셀로나 B)의 경기를 본 신태용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경기력이 너무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신 감독은 백승호를 실제로 본 일이 없었다. 전지훈련을 하면서 이승우(FC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백승호를 만났다. 이승우는 스피드를 앞세운 경기력이 꽤 괜찮았지만, 백승호는 생각보다 아니었다.
그래서 신 감독은 각종 연습경기에 백승호를 출전시키며 몸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훈련이 끝난 뒤 국내로 복귀해 유럽으로 다시 날아가 바르셀로나에 들러 백승호를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전달하고 구단과도 상의를 하는 등 신경을 썼다.
당시 포르투갈 훈련지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난 신 감독은 "(백)승호가 생각보다 슈팅력도 있고 끈기가 있다.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는데 체력 훈련을 하면서 실전 감각만 찾는다면 정말 좋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출전 정지 징계로 1년 넘게 쉰 백승호였다. 당연히 기술이 있어도 경기 체력이 떨어져 있어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백승호에게 쏠리는 시선을 최대한 분산시키려 노력했다. 언론에도 백승호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시간이 가기를 기다려 달라는 이유에서다.
이후 3월 4개국 초청대회에서 백승호는 풀타임을 뛰는 등 배려를 받았고 바르셀로나로 복귀하지 않고 국내에 남아 몸을 만들었다. 파주 NFC에 조기에 들어와 체력 훈련을 하며 신 감독의 프로젝트를 이행했다. 연륜 있는 루이스 플라비우 피지컬 코치도 백승호의 회복력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지난 8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3-1 승리를 이끈 백승호는 11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골은 없었지만, 우루과이의 끈끈한 수비를 견디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신 감독도 "우루과이전을 보니 90분을 뛸 체력이 올라오지 않았나 싶다. 점검을 했는데 90분을 뛸 체력이 됐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백승호 스스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프로젝트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조금 힘들기는 했는데 정신력으로 버텼다. 90분을 뛰어봐야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 것 같아서 이를 악물고 뛰었다. 경기 중간에도 감독님이 계속 뛰겠냐고 물었는데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태용호의 공격은 측면에서 만들어진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백승호가 중요한 이유다. 세트피스의 키커로 나서는 등 할 일도 많다. 백승호는 "경기를 뛰어보니 요령이 생겼고 체력도 좋아졌다. 최종 소집 후 5~6경기를 했다"며 본선을 앞두고 몸 상태가 나아지고 있음을 확신했다.
백승호는 오는 14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도 최소 80분 이상을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그 스스로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뛰어봐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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