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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여우' 신태용의 능수능란함, 원팀 촉매제로


심리전, 언론플레이로 팀 능력 극대화 집중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신태용(47)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의 별명 중 하나는 '여우'다. 상대의 약점을 절묘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빗댄 것이다. 동시에 같은 팀의 강점을 극대화, 강력한 무기로 활용한다.

지난 2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스포르팅CP B팀과의 연습경기가 좋은 예다. 당시 신태용호는 성인팀과 제대로 붙었고 0-3으로 완패했다. 체격이나 힘에서 모두 밀렸고 속절없이 졌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이기려고 했다면 오산이다. 상대는 너희보다 더 나은 유럽 정상의 성인팀이다"며 현실을 인정하고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다음 상황이 반전이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던 신 감독은 "이게 연습 경기냐. 심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말이야. 동네 축구도 아니고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괜스레 경기를 주관했던 매치 에이전트만 얼굴이 굳어졌다.

단순히 화를 낸 것 같았지만 고도의 심리전이었다. 당시 경기는 포르투갈 1급 심판이 없어 스포르팅CP 스태프가 직접 심판을 봤다. 신 감독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기는 것이 당연했다. 경기력이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선수들에게는 직접 표현하지 않고 관계자들에게 말해 우회적인 자극을 유도했다. 아무리 성인팀이라도 도전적으로 나선다면 의외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욕심도 있었다.

앞서 선수들은 포르투갈 U-20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겨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신 감독이 모두 들으라는 듯 볼멘소리를 내뱉었고 들떴던 기분을 한 번에 억누르는 효과를 얻었다. 일명 신태용식 '밀당'이었고 이후 몇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르며 문제점을 제대로 찾았다.

본선을 앞둔 신태용 감독은 여전히 여우처럼 행동하고 있다. 지난 11일 우루과이, 14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는 철저하게 발톱을 숨겼다. 세트피스 전술, 수비 방법 등 신태용호가 갖고 있는 무기들을 내세우지 않았다.

평소 신 감독은 선수들의 도전적인 자세와 창의성을 좋아한다. 정해진 틀이 있어도 두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임기응변을 확인하면서 얼마나 스스로 준비했는지를 한 번에 확인했고 2-0 승리, 2-2 무승부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얻었다.

신 감독은 20일 기니전을 앞두고도 여전히 언론을 통해 노련하게 선수들과 상대팀을 다루고 있다. 그는 "코너킥 전술만 12개가 넘는다. 나중에 모두 보여주겠다"며 집중도를 높였다.

선수들은 신 감독의 열띤 스타일에 완벽하게 녹았다. 이승우(FC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바르셀로나 스타일이다"며 궁합이 잘 맞는다고 했다. 조영욱(고려대)은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신다. 워낙 벽이 없어서 정말 재미있다"며 찰떡 호흡으로 대회 준비에 열중하겠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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