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전설'인 아버지의 응원에도 아들은 웃지 못했다.
미국은 22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F조 조별예선 1차전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전·후반 접전 끝에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미국은 주전 골키퍼 조너선 리 클린스만이 난조를 보이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 갔다. 이날 선발출장한 클린스만은 몇차례 선방도 했으나 경기 내내 불안했다.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흔들렸다.
전반 5분 첫 실점을 허용한 클린스만은 불과 2분 뒤 또다시 추가 골을 내줬다. 브라이언 카베사스에게 허용한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빠른 대처를 보여주지 못했다. 카베사스가 박스 안으로 미국 수비수들을 제치고 침투한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지만 클린스만의 위치 선정도 좋지 않았다.
그는 상대 공격수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과감하게 앞으로 나와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가까운 쪽 포스트도 지키지도 못했고 그 사이 카베사스는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다.
세 번째 실점은 어이 없는 실수 탓이다. 미국은 전반 중반까지 0-2로 에콰도르에게 끌려갔으나 조슈아 서전트가 두골을 만회해 후반 10분 2-2로 균형을 맞췄다.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한 미국은 기세를 올리며 에콰도르를 몰아붙였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지만 클린스만이 저지른 실수 하나가 에콰도르에게 리드를 내줬다.
그는 후반 20분 박스 안에서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에콰도르 공격수들이 달려들자 당황한 나머지 발로 볼을 더듬었다. 에콰도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볼을 뱄은 에콰도르는 카베자스가 침착한 슈팅으로 이날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다시 3-2로 앞서갔다.
패배 위기 직전까지 몰렸던 미국은 후반 추가 시간 루카 델 라 토레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극적인 무승부에 성공했다. 자신의 실수로 팀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클린스만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클린스만은 독일 축구의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와 달리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 클린스만은 신장 195cm의 큰 키와 함께 빠른 반사 신경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 나선 미국대표팀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아버지인 위르겐은 이날 아들 조너선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아들이 아버지의 응원 덕분에 다음 경기부터 컨디션을 회복해 제 기량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인천=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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