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한화는 23일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협의중"이라고 한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14시즌 종료 후 3년 총액 20억원의 조건으로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한화는 젊은 선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김 감독을 통해 역동적인 야구를 구현하려 했다. 김 감독이 받은 금액은 국내 감독 역대 최다 액수였다.
하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김성근 체제의 한화는 331경기에서 152승 3무 176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5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올 시즌에도 한화는 43경기 18승 25패 승률 41.9%의 암담한 기록으로 9위에 그쳤다. 가장 최근이었던 10위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에선 벤치클리어링에 휘말리는 사건 속 스윕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까지 받아들였다.
아쉬운 성적표이지만 그렇다고 투자에 인색했던 것도 아니다. 당장 자유계약(FA) 선수였던 권혁(4년 32억)·배영수(3년 21억5천만원)·정우람(4년 84억)·송은범(4년 34억) 심수창(4년 13억)에만 도합 185억원을 쏟아부었다. 타선 중심 타자인 김태균에게도 지난 2015년 재계약을 맺을 당시 4년 84억원을 투자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시즌 에스밀 로저스에게 총액 190만 달러를 안겨줬다. 하지만 그는 6경기에 등판해 2승3패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고 부상을 이유로 팀을 떠났다. 돈을 날린 셈이다.
올 시즌 용병으로 데려온 윌린 로사리오(총액 130만 달러) 알렉시 오간도(총액 180만 달러)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총액 150만 달러)에게도 거액을 투자했다.
물론 이들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팀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별 다른 도리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비야누에바는 지난 삼성과 벤치클리어링 도중 상대 선수를 가격하다 왼손 새끼 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까지 당했다.
김성근 감독의 경질은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 결정됐다. 하지만 야구계에선 '경질은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가 이미 있었다. 구단 안팎에서 그에 대한 불만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특히 박종훈 단장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당시 선수 체크를 두고 "선수 체크는 감독의 영역"이라며 한 차례 박 단장과 충돌을 빚었다. "훈련장 밖으로 나가라"는 김 감독과 "단장도 안에서 볼 권리가 있다"는 박 단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사태가 일단락된듯 했지만 지난달에도 이러한 문제가 불거졌다. "퓨쳐스리그 소속 투수 4명을 대전으로 불러 훈련을 지켜보고 싶다"던 김 감독의 요청을 박 단장이 거절한 것이다. 이유는 "'육성은 구단이 전담한다'는 구단 내부 방침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당시 한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단장과 김 감독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한화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자 했다. 과거 맛본 수많은 영광을 한화에서도 재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성적 부진과 내부 충돌로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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