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이런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네요."
대한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23일 아르헨티나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A조 조별예선 2차전을 2-0으로 이기며 2승으로 최소 조 2위를 확보,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축구는 늘 '경우의 수'에 시달렸다. 월드컵 등 FIFA 주관의 토너먼트 대회에서 16강을 가기 위한 경우의 수가 늘 나왔다. 그만큼 자의에 의해 토너먼트에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 관계자는 "신태용 감독에게 고맙다고 했다.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르겠다. 이제는 다른 팀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편하게 본다니 말이다"며 웃었다.
2승으로 U-20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잉글랜드와의 3차전 티켓은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뒤 4만2천석이 매진됐다. FC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 백승호가 모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신 감독의 발언에도 티켓 매진에는 변함이 없다.
최소 조 2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신태용호에는 중요한 선택이 남았다. 1위와 2위 중 하나를 택해 16강에 오르는 것이다. 잉글랜드에 승리하거나 비기면 1위, 패하면 2위가 된다.
1위를 한다면 C, D, E조 3위와 싸워 8강 진출을 노린다. 3위가 비교적 수월한 팀들이라는 것이 신 감독의 생각이다. C조에는 잠비아, 포르투갈, 이란, 코스타리카가 있고 D조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이탈리아, 우루과이가 묶여 있다. E조에는 프랑스, 온두라스, 베트남, 뉴질랜드로 구성됐다. 만약 2위를 하게 된다면 C조 2위와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8강 진출을 놓고 겨룬다.
현재까지는 다양한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신 감독은 1위로 올라가 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6강전을 치르기를 바라고 있다. 전주가 익숙한 곳이 됐고 관중 분위기 등이 좋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하루를 더 쉬며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백승호는 "전주로 돌아와서 16강전을 치르고 싶다"며 1위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천안의 축구 열기는 지난 3월 4개국 대회에서 한국전 만석으로 입증됐다. 수원에서 이동 거리도 짧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래도 하루를 더 쉬고 온전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낫다.
신 감독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남아공-이탈리아, 우루과이-일본전을 관전했다.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C조는 2경기를 치른 현재 우루과이가 2승으로 16강을 확정했다. 이탈리아, 일본(이상 승점 3점)가 골득실 차이로 2, 3위 남아공이 2패로 이 꼴찌다.
절묘하게도 이탈리아와 일본이 최종전에서 겨룬다. 일본이 3위로 16강에 오른다면 한일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 2003년 대회에서 1-2로 패해 복수의 기회도 만들어진다. U-20 월드컵조직위 관계자는 "한일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매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장소가 수원과 천안으로 압축이 된 상황이라 더 그렇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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