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실제 인물을 통해 과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또 하나의 영화가 선보일 예정이다.
25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박열'(감독 이준익, 제작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 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배우 이제훈, 최희서와 이준익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는 실제 인물들을 다뤘다. 간토 대학살이 발생했던 1923년 당시, 일제의 만행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박열(이제훈 분)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가네코 후미코(최희서 분)의 이야기다. 간토 대학살은 관동대지진 때 일본 관헌과 민간인들이 한국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를 학살한 사건이다.
'사도' '동주' 등 다수의 시대극을 연출해온 이준익 감독은 "박열과의 인연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영화 '아나키스트' 제작을 준비하던 중 조선의 독립 운동의 역사를 다룬 서적에서 독립투사 ,박열이라는 인물에 주목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의 삶을 우리나라가 잊고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이제훈은 항일 운동을 하며 남루한 생활을 하지만 조선인을 조롱하는 일본인에게 적극적으로 맞서는 박열을 연기한다. 그는 "박열은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이라고 소개하며 "연기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박열이라는 인물에 대해 자료와 책들을 찾아보며 많이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의 한복판에서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이념을 따랐던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그려낸다. 오롯이 인물들에게만 집중한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에 스펙터클한 장면은 없다. 인물들에 대한 국가관, 사회관에 집중해 충실히 작업했다"며 "그것이 실존 인물을 영화로 다루는 데 가져야 할 태도"라고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영화의 포스터를 의도적으로 해학적이고 익살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우리 민족은 역사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풍자와 해학도 있다"며 "아무리 처참한 상황에서도 그 해학과 익살을 잊지 않는 것이 영화에서 온전히 표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훈과 최희서는 작품과 인물에 대한 애정을 오롯이 드러냈다. 이제훈은 "앞으로의 배우 인생에서 이런 인물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며 "이 영화는 제게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박열의 정신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박열이라는 인물의 신념을 체화해서 표현하고 싶었다"며 "함께 촬영한 배우들의 대사를 녹음한 파일을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한 최희서는 인물에 대한 시대적 의미를 부여했다. "가네코 후미코가 살았던 당시에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없다. 하지만 그때부터 그녀는 여성성을 드러내기보다 자유로운 인간으로 존재하고 싶었던 인물이다"며 "여태껏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진취적이고 멋있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요즘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곧게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오는 6월 28일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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