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신태용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피지전 페널티킥 골을 시작으로 독일전에서도 골을 터뜨렸다. 멕시코와의 3차전에서 침묵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맏형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은 조별리그 통과 후 8강에서 만난 온두라스전이었다. 한국은 온두라스 골문을 세차게 두들겼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유효슈팅만 남발했고 결국 역습 한 방에 무너지며 0-1로 패했다. 아까운 순간이었다.
손흥민이나 신태용 감독에게는 정말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 공격 앞으로를 외쳤지만 한 번에 뚫린다면 아무것도 될 것이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이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서고 있는 이승우에게도 좋은 참고 자료다. 이승우도 기니,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 1, 2차전에서 화끈한 드리블을 앞세워 골맛을 봤다.
이승우의 상승세는 손흥민에게도 흥미로움으로 다가온다. 손흥민은 29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 원정을 앞두고 소집된 자리에서 U-20 대표팀을 응원하면서 이승우에 대해 묘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승우가 자신의 후계자라는 지적에 "내 앞가림도 못 하는데 후계자라고 하면 민망하다"며 웃었다. 태극마크만 달면 자기 기량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했던 아픔에 대한 반성이 담긴 발언이었다.
오히려 손흥민은 "(U-20 대표팀의)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했는데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잘하더라. 감독님이 좋은 전술로 잘 이끄시는 것 같다. 선수들이 부담 갖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내면 한국축구의 밝은 미래가 있을 것 같다"며 팀으로 뭉쳐 개인을 녹여 내기를 바랐다.
리우 올림픽이 끝난 뒤 손흥민은 자신의 역할이 아쉬웠던 부분을 자책했다. 조금 더 냉정하게 나섰다면 충분히 8강 이상으로 향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반성이다.
팀에 개인을 녹여야 한다는 것이 손흥민의 생각이다. 그는 "(이승우에 대해) 다들 칭찬하시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도 "특별히 한 선수만 보지 않고 여러 선수를 본다. 이승우, 백승호, 조영욱 다 잘하더라. 다 잘해야 한국축구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포르투갈은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만나 1-1로 비긴 경험이 있다. 당시 이승우는 뛰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별예선 3경기를 통해 이승우 파악을 마쳤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이승우가 흥분보다는 냉정한 대응, 희생하는 플레이로 나서주기를 바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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