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2017년 상반기 가요계는 조용했지만, 또 뜨거웠다.
걱정 없이 노래만 하기엔, 곳곳에 장애물들이 많았다. 한한령으로 대륙의 한류가 주춤했고, 탄핵 정국과 장미빛 대선 속에서 상대적으로 가요계 이슈에 대한 화제성이 떨어졌다. 음원 위주의 가수들보다는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치는 아이돌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회 안팎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가수들의 컴백은 줄을 이었고 세계 속 K팝 가수들의 활약 등 의미있는 성과도 냈다.
아이돌 시장의 변화는 또 있었다. 아이돌의 세대교체 흐름이 계속 된 가운데 K팝 부흥을 이끌었던 2세대 아이돌이 대거 가요계를 떠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트와이스, 新 기록제조기…K팝 역사 쓴다
아이돌 시장에서 단연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팀은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다. 아이돌의 세대 교체 가속화와 흔들리는 입지 속에서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는 굳건했다. 방탄소년단은 K팝 한류의 새로운 주역으로, 트와이스는 '걸그룹 끝판왕' 굳히기를 하며 매일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부지런히 달렸고, 달콤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2월 발매한 '윙스(WINGS) 외전 :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LK ALONE)'은 2월 한 달 동안 71만 3063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정규 2집 앨범 '윙스(WINGS)'까지 포함, '윙스' 시리즈로만 15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명실공히 최고의 음반킹 자리에 올랐다.
전세계로 뻗어가는 방탄소년단에게 국내 무대는 좁았다. 특히 한한령으로 K팝 한류의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며 K팝의 선두주자에 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방탄소년단은 일본 싱글 '피 땀 눈물'로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고, 지난 3월부터 남미와 북미,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지난 5월 개최된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케이팝 그룹 최초로 '톱 소셜 아티스트 어워드(Top Social Artist Award)' 부문을 수상했다. 전세계 팬덤을 증명했고,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방탄소년단과 케이팝의 잠재적 시장가치를 인정 받았다. 아시아계 아티스트가 부재한 미국 음악시장의 새로운 희망과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쏠려있다.
걸그룹의 자존심은 트와이스가 지켰다. 트와이스는 나왔다 하면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1위를 휩쓴 대세 걸그룹이다. 트와이스는 지난 2월 발표한 '낙낙(Knock Knock)'과 5월 발표한 '시그널'로 연달아 히트에 성공, 데뷔 이래 5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두터운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갖췄다. 지난해 각종 음악시상식 대상 수상, 걸그룹 최다 음반 판매량 경신, 케이팝 걸그룹 유튜브 조회수 최고 기록 보유 등 다양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시그널'로만 25만장을 판매, 지금까지 도합 125만 여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통상적으로 가요계에서 걸그룹은 보이그룹에 비해 음반 판매량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여왔는데, 트와이스는 데뷔 1년 7개월여만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는 점에서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국내에서 자리를 굳힌 트와이스는 6월 일본 본격 데뷔 등 해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원더걸스+씨스타마저', 2세대 아이돌 '굿바이'
올해도 '7년차' 그룹들이 대거 소속사와 계약 만료 되면서 선택의 기로 앞에 놓였던 바. 팀의 해체냐, 존속이냐. 두 가지 선택 앞에서 수많은 그룹이 '동행'보다는 '결별'을 택했고, 줄줄이 해체를 선언했다. 특히 원더걸스와 씨스타 등 인기 걸그룹들이 해체를 선언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걸그룹 원더걸스는 지난 2월 고별송 '그려줘'를 끝으로 10년 만에 해체했다. 유빈과 혜림은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예은과 선미는 JYP를 떠났다. 원더걸스는 지난 10년 동안 그 어느 걸그룹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팀이다. 미국 진출로 인한 국내 공백, 리더 선예의 결혼과 출산, 멤버 재정비 등을 겪으면서 '국민 걸그룹'의 아성이 무너졌으나 결국 위기를 진화한 음악으로 극복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그랬기에 원더걸스의 해체 결정은 더욱 진한 아쉬움을 불러일으켰다. 씨스타도 31일 발매된 굿바이 싱글 '론리'를 끝으로 찬란했던 7년에 마침표를 찍었다. 씨스타는 지난 2010년 데뷔 앨범 '푸쉬푸쉬'로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고, 특유의 건강하고 발랄한 섹시미와 시원한 보컬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개별 활동 역시 성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7년 동안 큰 위기 없이 최정상 걸그룹으로 사랑을 받았던 터라 해체 결정은 놀라웠다.
보이그룹 제국의아이들도 지난 1월 전 소속사 스타제국과 계약이 만료되며 해체했다. 지난 2010년 데뷔한 제국의아이들은 가요계에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 등 개인 활동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박형식과 임시완, 현재 군복무 중인 황광희 등이 새 소속사를 찾고 새로운 2막을 열었다.
그런가 하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린 아이돌도 있다.
지난 2010년 데뷔해 올해로 7년차가 된 틴탑은 캡, 천지, 니엘, 리키, 창조 등 5명의 멤버가 지난해 재계약을 하며 팀의 존속에 마음을 모았다. 그러나 컴백을 앞두고 멤버 엘조가 이탈하면서 5인조로 재정비 했고, 성공적인 활동을 마쳤다. 그룹 비스트는 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만료되자 새 소속사 어라운드어스를 설립하고 하이라이트라는 팀명으로 새 출발 했다.
걸그룹 티아라도 일부 멤버들의 이탈 속 재정비를 했다. 티아라 보람과 소연이 지난 5월 15일로 전속계약이 종료되며 팀을 떠났고, 큐리와 은정, 효민, 지연은 12월 말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4인조 티아라는 6월 15일 컴백을 앞두고 있다.
◆지드래곤-엑소 컴백부터 '프듀101' 데뷔까지 '주목하라'
1년 내내 쉬지 않고 돌아가는 아이돌 컴백 시계, 당장 6월부터 가요계 정상급 가수들이 줄줄이 컴백을 예고하며 '별들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빅뱅 아닌 솔로로도 '핵폭탄급' 위력을 과시하는 지드래곤이 6월 8일 컴백한다. 지난 2013년 발표한 '쿠데타' 이후 약 4년 만의 새 앨범으로, 파격적인 콘셉트와 새로운 음악적 도전, 그리고 대중성을 놓치지 않았던 지드래곤의 새 앨범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컴백을 일주일 앞두고 빅뱅 탑의 대마초 흡연 적발과 약물과다 복용으로 인한 의식불명 상태 등으로 잇단 충격을 안기면서 악재를 맞은 상황. 프로모션 일정이 모두 '스톱'된 가운데 지드래곤의 컴백이 여러모로 시선을 집중 시키고 있다.
'아이돌 끝판왕' 엑소도 올 여름 컴백을 예고했다. 엑소는 최근 여름 컴백을 언급하며 "타이틀곡은 이미 나와있고 멤버들과 회사가 굉장히 흡족해하고 있다"라고 스포일러를 한 상태. 엑소는 '트리플 밀리언 셀러'부터 4년 연속 대상, 단독 콘서트 100회 공연 돌파, 잠실 주경기장 입성 등 최초와 최고, 최다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신기록제조기로, 엑소의 새 앨범의 파급력에 또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방신기 멤버들이 군 제대를 하면서 하반기 컴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노윤호는 지난 4월 종영했고, 최강창민은 8월 제대를 앞두고 있다. 입대 전 일본에서 각종 기록과 눈부신 성과를 거뒀던 '넘사벽' 한류 그룹인 만큼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또 하나 주목할 팀은 '프로듀스 101' 시즌2로 탄생할 보이그룹이다. 오는 6월 16일이면 마지막 순위 발표식 통해 최종 데뷔인원 11명이 정해질 예정으로, 올 하반기 활동을 시작한다. 연습생들은 벌써부터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아이돌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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