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두산 베어스 정진호(외야수)가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우익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정진호는 이날 5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한 경기 개인 최다인 5안타 경기를 치렀다. 또한 KBO리그 통산 23번째이자 개인 첫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종료 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펴내는 연감과 레코드북에는 정진호의 이름 석자가 남게 됐다. 두산은 이날 정진호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에 9-7로 이겼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실감이 잘 안난다"며 "꿈인지, 생시인지 지금도 얼떨떨하다"고 사이클링 히트 달성 소감을 밝혔다.
정진호는 2회초 수비에서 삼성 이지영이 친 공 방향을 놓쳤다. 2실점 빌미가 된 수비였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그는 "하필이면 오랜만에 나왔는데 그쪽으로 타구가 왔다"며 "구장 조명탑에 타구가 걸렸다. 맞는 순간 조명에 들어가겠다 싶었는데 그렇게 되버렸다"고 당시 상횡에 대해 말했다.
정진호는 "선발투수 유희관에게 정말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타석에서 충분히 만회했다. 그는 팀 동료 박건우와 상대팀 우익수 구자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햇다.
정진호는 6일 1군으로 콜업됐다. 박건우(외야수)가 부상을 당해 이날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박)건우에게 고맙다"며 "덕분에 사이클링 히트도 치고 팀도 이겼다"고 했다.
구자욱은 정진호가 5회말 투런포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공을 두산 구단 직원에게 건내줬다. 타구는 펜스를 넘어 외야 관중석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그 공을 구자욱이 잡은 것이다.
정진호는 그 사실을 전해듣고 놀랬다. 그는 "(구)자욱이가 센스가 있다"며 "이번 3연전 기간 중에 한 번 만나서 밥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맛있는 것 사줘야겠다"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정진호는 "야구는 역시 잠실구장에서 해야 제맛"이라며 "(퓨처스 선수단이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이천 베어스파크에서는 좀 심심하다. 1군에 왔으니 또 다시 퓨처스로 내려가지 않도록, 1군에서 롱런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타자들이 찬스에서 계속 점수를 내 준 부분이 팀 승리 원동력이 됐다"며 총평했다. 김 감독은 정진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이클링 히트 달성을 정말 축하한다"며 "오랜만에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는데도 정말 잘해줬다"고 흐뭇해했다.
두산과 삼성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치른다.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안성모(삼성)가 각각 선발투수로 나온다.
한편 정진호의 이날 사이클링 히트는 최소 이닝 달성 신기록이다. 종전에는 프로 원년(1982년) 오대석(삼성)을 비롯해 3차례 달성된 6회였다. 또한 정진호는 1987시즌 정구선(롯데 자이언츠) 외 4차례 기록된 최소 타석(4타석)과 타이를 이뤘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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