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이준익 감독이 여러 편의 영화를 통해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스크린에 펼쳐낸 소감을 알렸다.
13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 제작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과 배우 이제훈, 최희서가 참석했다.
영화는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 분)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 분)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동주' '사도' 등 최근작들을 통해 역사 속 실존 인물들에 주목했던 이준익 감독은 '박열'을 자신의 어느 작품보다도 고증에 충실한 시대물로 완성시켰다. '황산벌'과 '왕의 남자' 등 다수의 작품들로 사극과 시대극에 강한 연출자로 평가돼왔던 감독은 실존 인물을 스크린에 담는 작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는 질문을 받았다.
감독은 "실존인물이라 해도 어느 시대인지에 따라 자세가 다르다"며 "'황산벌'은 1천300년 전, '왕의 남자'는 500년 전, '사도'는 250년 전, '박열'은 90년 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중에도 근현대 실존인물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너무 조심스럽고 위험하다"며 "지나치게 미화하면 왜곡이 되고, 폄하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왜곡과 날조를 배제하며 성실히 가기 위해서는 어렵고 위험한 선택들을 많이 해야 한다"고 고충을 알렸다.
이 감독은 "미화와 폄하를 하지 않고 그 선을 달려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고백한 뒤 '실존인물의 후손들이 살아계시니 그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노력한다"고도 알렸다.
그는 "특히 박열 의사의 경우는 후미코 사망 후 해방 이후 1940년대 한국에서 결혼해 자제와 손자 분들이 있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에 대해,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한데 사건과 활약만을 영화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예의없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고민을 밝혔다.
또한 "그의 인간관, 세계관, 가치를 향해가면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보게 된다"며 "(시대를) 실존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더라"고 시대극과 사극을 자주 연출해 온 감독으로서의 소회를 알렸다.
'박열'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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