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묵직한 특별전들을 들고 관객들을 기다린다.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전도연의 전작전, 최근 타계한 故홍기선 감독 추모전, 최근 영화계의 가장 큰 학술적 화두인 여성주의적 접근에 주목한 여성 공포영화 특별전 등이 여름 최대 영화 축제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풍성하게 채울 전망이다.
1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의 공식 개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영화 감독), 김만수 명예조직위원장(부천시장), 김종원 부집행위원장, 프로그래머 김영덕·김봉석·모은영 등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많은 스태프와 프로그래머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더 새롭고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며 "작년에 처음으로 갑자기 조직위원장을 맡아 어리둥절하고 서툴러서 제대로 조직위원장 역할을 못했다. 작년에 여러 사람의 쓴소리와 좋은 평가를 잘 새겨들어 단단히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알렸다.
올해 부천이 준비한 네 개의 특별전은 유독 묵직하다. '현실을 넘어선 영화:홍기선'을 주제로 故홍기선 감독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특별전을 마련했고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우 전도역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를 선보인다. '무서운 여자들:괴물 혹은 악녀'라는 주제로는 여성 인물이 주된 역할로 활약한 공포 영화들을 소개한다.
전설적 작품으로 남아있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1976년작 '캐리'를 비롯해 존 카사베츠의 1980년작 '글로리아', 일본 명감독 미이케 다카시의 1999년작 '오디션', 김기영 감독의 1977년작 '이어도', 박철수 감독의 1985년작 '어미' 등이 '무서운 여자들:괴물 혹은 악녀' 섹션에서 관객을 만난다.
지난 2016년 영화 '일급비밀' 촬영을 마친 후 갑작스럽게 타계해 영화계에 안타까움을 안긴 故홍기선 감독을 기릴 특별전에서는 감독의 유작 '일급기밀'을 최초로 상영한다. 영화는 1급 군사기밀에 얽힌 군 내부 비리 사건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상경, 김옥빈이 주연을 맡았다.
'일급기밀' 외에도 고인의 영화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6편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1984년작 '수리세'와 1986년작 '파랑새', 1992년작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2003년작 '선택', 2006년작 '세 번째 시선:나 어떡해', 2009년작 '이태원 살인사건'이 은막에 부활한다.
전도연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에서는 전도연이 주연을 맡은 전작 영화를 상영한다. 여전히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접속'을 비롯해 '내 마음의 풍금' '약속' '해피엔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피도 눈물도 없이' '스캔들' '인어공주' '너는 내 운명'이 상영된다.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선물한 '밀양'은 물론이고, '멋진 하루' '하녀' '카운트다운' '집으로 가는 길' '무뢰한' '남과 여' '협녀, 칼의 기억' 등 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를 모두 살펴볼 기회다.
스페인 감독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의 성취에 주목한 특별전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판타스틱 영화의 거장' 역시 장르영화 팬들의 만족감을 높일 전망이다.
화제의 최신작을 비롯해 지난 흥행작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오는 29일 극장과 넷플릭스 동시 공개를 앞둔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옥자'는 특별상영 부문에 공식 초청돼 부천 관객을 만난다. 영화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디지털로 복원된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의 1985년작 '은하철도의 밤',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1988년작 '아키라', 고영남 감독의 1981년작 '깊은 밤 갑자기'가 같은 부문에서 상영된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전설적 영화 '싸이코'(1960) 등 총 9편의 작품이 특별 상영 부문에 초청됐다.
그 외에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극장가를 사로잡은 화제작들도 눈에 띈다.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김지운 감독의 '밀정',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특별전-베스트 오브 아시아' 섹션에서 상영된다.
남궁민, 차인표, 조은지 등 유명 배우들의 연출작은 올해 영화제의 단편 부문에 초청돼 시선을 끈다. 차인표는 연출작 '50'을 처음 선보인다. 직장과 가정, 삶의 중심에서 어느새 밀려나 버린 중년 가장의 일상을 그린 단편 영화다.
남궁민은 '라이트 마이 파이어(Light My fire)'를 공개한다.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다. 조은지의 연출작은 '2박 3일(2Nights 3Days)'이다.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여성이 남자친구의 집에서 2박 3일을 보내는 이야기다.
제21회 BIFAN에는 58개국 289편(장편 180편, 단편 109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사랑, 환상, 모험'이다. 부천초이스-장편 부문 심사위원으로 영화 제작사 신씨네의 신철 대표, 배우 김의성, 작가 겸 영화 평론가 앙헬 살라, 홍보 전문가 겸 영화 프로듀서 테레사 퀑이 활약한다.
오는 7월13일부터 7월23일까지 11일 간 부천시청 어울마당, 부천시청 잔디마당, 부천시청 판타스틱큐브, 송내어울마당 솔안아트홀, 오정아트홀, 소사어울마당 소향관, CGV 부천, CGV 부천역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이용승 감독의 '7호실', 폐막작은 일본 후쿠다 유이치 감독의 '은혼'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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