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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위·감독선정위, 분리 운영 필요하다


감독 운명에 각급 대표팀 운영 흔들흔들…뼈대 바로 세워야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신태용(47)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을 계기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개편에 대한 논의가 점점 달궈지고 있다. 대표팀 감독 선임 기구와 기술위원회가 분리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기술위원회는 5일 신 감독을 신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앞서 김호곤(66) 축구협회 부회장이 기술위원장에 선임되면서 A대표팀 재건은 일단 끝났다. 신 감독이 6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코칭스태프 선임과 선수 선발 원칙 등 대표팀 운영 계획 등을 밝히면 정상화 작업은 일단 끝난다.

이번 선임 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기구는 기술위원회다. 지난달 15일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과 중도 계약 해지를 결정한 것도 이용수 전 위원장 체제의 기술위원회였고 신 감독을 선임한 것 역시 김호곤 위원장 체제의 새 기술위원회다.

다만 두 기술위원회의 차이는 확실했다. 이용수 전 위원장 체제의 기술위원회는 각급 대표팀을 모두 관리하기 위해 외부 인사들이 대거 기술위원에 선임됐다. 의무, 심리 등 선수단에 영향을 끼치는 분야와 여자 대표팀 등 남자 중심이 아닌 여자 대표팀까지 아우를 위원들이 고르게 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체제의 기술위원회는 냉철하게 확인해도 모두 A대표팀을 위해 뭉쳤다고 봐야 한다. 워낙 사안이 급박해 A대표팀을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향후 새로운 위원들을 선임한다는 계획이지만 쏠림 현상은 두드러진다.

새로 선임된 박경훈(56, 성남FC 감독) 황선홍(49, FC서울 감독) 서정원(47, 수원 삼성 감독) 세 감독은 현직 K리그 사령탑이다. 김병지(47) 스포(SPO) 티브이(TV) 해설위원도 지난해까지 프로 생활을 했고 조영증(63)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K리그 행정의 중심인물이다.

유임된 최영준(52) 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도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이었고 하석주(49) 아주대 감독도 2015년 전남 드래곤즈를 이끌었다. 조긍연(56)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위원장도 K리그를 대표한다.

사실상 A대표팀의 근간이 되는 K리그와의 관계를 생각한 구성이다. 동시에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신 감독을 선임해 잡음을 방지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또, 신 감독을 통해 K리거 다수의 선발 가능성도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위원회를 통해 확인했듯이 23세 이하(U-23) 감독 선임이 난항을 겪고 6일 소집도 연기되는 등 연령별 대표팀에 대한 전문성은 확실히 떨어졌다. 김 위원장도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급박하게 선임이 됐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이 때문에 A대표팀 감독 선정 위원회 또는 A대표팀 전담 기술위원회를 신설해 현 기술위원회와 차별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을 얻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이 "기술위가 항상 대표팀 감독의 거취와 연계될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생각이다. 기술위와 A대표팀 감독 선정위원회를 분리 운영하는 방안을 마지막 건의사항으로 협회에 전달하려 한다"는 의견과 뜻을 같이한다. 기술 지원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미가 담겨 있다.

김 위원장도 이 전 위원장의 생각을 잘 읽고 있다. 그는 "향후 기술위와 감독 선발위원회의 분리 운영 계획이 있다. 기술위원들은 좀 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지원에 힘쓰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술위 주요 업무인 각급 대표팀 전력 강화에 집중하려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이야기다.

감독 선발위가 만들어지려면 현재의 축구협회 대표팀 운영 규정 손질이 필요하다. 국가대표 운영 규정 제12조 '감독, 코치 등의 선임'에는 '각급 대표단의 감독, 코치 및 트레이너 등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기준에 따라 기술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의 경우 워낙 사안이 급박해 기술위가 먼저 선임하고 향후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는다. 이사회가 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감독 선발위 신설 및 구성도 쉽지 않다.

그래도 감독 교체 시기마다 기술위가 재편되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분리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신 감독을 돕기 위한 기술위가 꾸려져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 위원장도 "현 기술위원 중에는 K리그 감독이 많다. 각자 상황을 감안해 추가 기술위원을 선발하겠다"며 기술적 보강을 약속했다.

다만 감독 선발위의 성격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A대표팀만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각급 대표팀 모두를 감독 선발위가 권한을 갖고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 두 위원회의 업무 중복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기술위원은 물론 여론을 살핀 뒤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대표 출신 B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K리그 일정이 빡빡한데 세 감독이 기술위에 전념을 할 시간이 있을까 싶다. 상근 형식의 기술위원을 추가 선임해서 세 감독을 보조함과 동시에 축구협회 기술교육국이 나머지 선임되는 위원과 호흡을 맞춰 경쟁국 전력 파악 등의 업무를 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분리 운영이 필요했는데 축구협회의 정책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기술위와 감독 선발위의 분리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C감독도 "다수의 축구인이 과거부터 기술위의 독립성을 외쳐왔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A대표팀 전담 기술위를 꾸릴 필요성이 있다. 체계상 어렵다면 감독 선발위를 따로 만들고 각계 인사들로 구성해서 다면 평가를 통해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A대표팀 감독이 단순히 명성으로만 뽑히는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라고 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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