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올시즌 개인 목표는 다 이뤘다. 이제 우승만 남았다"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타이거즈의 전설' 반열에 올라섰다.
양현종은 지난 1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양현종은 올시즌 13승이자 자신의 개인 통산 100승째를 따냈다. KBO리그 역대 28번째, 좌투수로는 5번째다. 타이거즈 좌완 투수 중에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양현종은 100승 달성 후 "어릴 때부터 타이거즈만 보고 자랐다. 타이거즈 최초의 좌완 100승 투수가 돼 뿌듯하다"며 "내 이름을 구단 역사에 남기게 돼 영광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현종과 일문일답.
▲이날 선발등판을 자처했다고 들었다.
"나는 이닝을 적게 던지더라도 선발로 나오는 걸 더 선호한다. 감독님께 말씀드리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너무 기쁘다."
▲100승 달성 소감은.
"100승에 대한 생각은 선발로 뛰기 시작한 후부터 항상 갖고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달성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1승씩 차곡차곡 쌓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사실 100승 자체보다 '타이거즈 좌완 최초'라는 타이틀이 더 기분 좋다. 나는 어릴 때부터 '타이거즈'만 보고 여기까지 왔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지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함께했던 모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하다. 한 분을 꼽자면 조범현 전 감독님께 가장 감사한 마음이다. 내게 선발투수로 뛸 기회를 주셨고 잠재력을 이끌어내주셨다. 지금은 일본에 계신 간베 도시오 코치님과 이강철 두산 베어스 2군 감독님도 나를 선발투수로 완성시켜준 은인 분들이다.
▲100승까지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10년에 데뷔 첫 완봉승을 따냈던 경기가 먼저 떠오른다. 작년 7월3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완투승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우리가 2-1로 승리했는데 한 점 차 승부라 많이 긴장하면서 던졌다. 그때 우리 팬분들이 정말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주신 게 큰 힘이 됐다.
▲전반기 중반 부진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때 자청해서 2군으로 내려갈까도 생각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도움으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힘든 시기를 극복해냈기에 다시 반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헥터와 함께 동반 20승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욕심이 없다. 시즌 초반 7연속 선발승을 기록할 때는 더 잘하려고 지나치게 생각이 많았다. 부진을 겪은 후 승수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 팀 타선이 워낙 강하다. 그저 마운드에서 최대한 버텨내 팀에 보탬이 되자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승수는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몇 승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은 나도 헥터도 하지 않고 있다."
▲이강철이 가지고 있는 타이거즈 최다승(150승)도 욕심이 있나.
"물론이다. 아직 내가 야구를 할 날이 많이 남아있다. 좌완 최초 100승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타이거즈 역사에 내 이름을 더 크게 남기고 싶다."
▲KIA가 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올시즌 개인 목표는 통산 100승 하나였는데 달성했다. 탈삼진왕은 항상 꿈꾸고 있지만 욕심내면 오히려 성적이 안 좋아지더라. 이제 남은 목표는 팀의 11번째 우승 하나뿐이다. 2009년 우승 때는 막내였다. 지금은 팀의 중간 위치다. 선·후배를 잘 챙겨 중간 위치에서 우승을 맛보고 싶다.
▲고마운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야구 선수로 11년째 살아오고 있다. 건강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건 부모님이 지금까지 힘들게 뒷바라지해주신 덕분이다. 말로는 다 표현 못 할 감사함을 항상 느낀다. 아내도 빼놓을 수가 없다. 아내를 만나고 나서 야구도 잘 되고 성적도 좋아졌다. 항상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조이뉴스24 광주=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