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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가 노인이 된 이유


원신연 감독 울컥하게 만든 비하인드 스토리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살인자의 기억법'이 원신연 감독을 울컥하게 만든 설경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김영하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화제의 범죄 스릴러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 제작 ㈜쇼박스 ㈜W픽처스)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설경구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 역으로 돌아왔다.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고 사라져가는 기억과 망상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인물이다.

설경구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원신연 감독에게 큰 힘이 되어줬다. 캐스팅 당시 원신연 감독은 병수 캐릭터를 과연 누가 연기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병수’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캐릭터이기에 섭외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상한 것.

고심 끝에 설경구와 만났던 그 때, 섣불리 시나리오를 건네지 못하고 있던 원신연 감독에게 설경구는 "작품을 위해 배우에게 절대 배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새로움을 끌어낼 수 있는 감독을 만난다는 것이 배우에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며 즉석에서 출연 결심을 전했다.

이어 그날 밤 원신연 감독에게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님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했으면 좋겠다. 원신연 감독님을 온 몸, 온 맘으로 믿는다"고 문자를 보내 무한한 신뢰를 전했다.

노인 역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바꿔버린 설경구의 열정은 원 감독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감독은 연쇄 살인을 저지른 살인범의 모습을 강렬하게 보여주기 위해 살을 빼거나 찌는 등의 외모 변화를 고민했지만, 배우의 건강과 연관된 문제라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를 두고 설경구는 "분장은 배우가 완성하는 것"이라며 체중 감량에 나섰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상 50대 후반이 된 병수를 표현하기 위해 특수분장도 불가피했는데, 그마저도 설경구는 "내가 직접 늙겠다"며 더 혹독하게 살을 뺐다. 촬영 내내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고 하루 2시간씩 줄넘기를 했다. 살이 빠지면서 분장, CG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주름이 생겼다. 나이든 모습으로 현장에 나타난 설경구를 본 배우와 스태프들은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달수는 "깜짝 놀랐다. 미이라인줄 알았다.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인물에 푹 빠져 준비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전했다. 원신연 감독 역시 "이렇게 힘든 길에 도전할 배우가 대한민국에 또 존재할까? 내게 설경구는 신(神)이다"라며 극찬했다.

영화는 오는 9월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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