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류승완 감독이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류승완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을 앞두고 기록적인 사전 예매량을 기록했던 영화는 개봉일 97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영화 최대 오프닝 스코어를 갈아엎었다. 개봉일 2천 개가 넘는 상영관에서 관객을 만났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비켜갈 수 없는 기록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뉴스에 출연해 이에 대한 입장을 언급한 것에 더해 이날 인터뷰에서 더 구체적인 생각을 밝혔다.
그는 논란에 대한 질문에 "질문해줘서 고맙다. 이런 자리에서 정확히 말하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뉴스에서의) 그 답변에 대해 '뜨뜻미지근하다'고 느낄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살아오며 다져 온 행보와 원칙이 있지 않나"라며 "독과점 문제는 10년도 더 된 문제이고 매 시즌 논란이 되는데, 내가 송구스럽게 생각하는 지점은 이 시즌에 내가 만든 영화가 이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굉장히 민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원하게 말하자면, 과도한 시장 경쟁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칙적으로 나도 세상에 만들어진 모든 영화들이 관객과 만날 고유의 가치들이 있고 관객도 다양한 영화를 만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조차 동네 극장에 내가 보고싶은 영화를 상영하지 않으면 나도 짜증난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류 감독이 생각하는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정책 도입이었다. '군함도'가 독과점 문제로 포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 논란을 기점으로 정책적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 감독의 이야기다.
그는 "정책적으로 리미트를 정해서 논쟁을 끝내면 좋겠다"며 "그것이 이 논쟁의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그것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계에서 이 불필요한 논쟁이 언제까지 가야 하나"고 알렸다. 또한 "우리도 이번에 우려를 많이 했다. 배급팀, 제작진도 다 당황하고 있다"며 "나는 내 영화가 스크린 몇 개에 걸리는지 개봉날까지 모르고 있었다. 감독과 제작자가 배급과 상영에 미치지 못하는 지점이 있는 건 다들 알지 않나"고 말했다.
감독이 개봉일까지 스크린 갯수를 확실히 알지 못했다는 말은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아리송할 수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개봉 직전, 막판까지 투자배급사의 배급 담당자들과 극장 측은 압축적이고도 치열한 논의를 이어간다. 감독이 극장 상영 테이블에 관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내가 이 영화를 만든 책임자로서 나아가 이런 논란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답을 이어갔다. 그는 "이것에 대해선, 건강한 문화 생태계를 위해서 좋은 현상이 아니라는 내 생각은 관객과 똑같다. 나도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며 "나조차 이게 좋지 않은 걸 아는데 내 영화가 그 중심에 있으니 내 심정이 어떻겠나"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는 제발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다. 정책적으로 정해서 영화를 만드는 동료들과, 관객들이 이에 대한 피로감 없이 영화를 그대로 보고 즐기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생산적으로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군함도'는 지난 7월26일 개봉해 흥행 중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